북미 개봉(6월 5일)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2 패스트 2 퓨리어스’(2 Fast 2 Furious)가 9월 ‘패스트 & 퓨리어스 2’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개봉한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 ‘패스트 & 퓨리어스’ 1편이 국내에 개봉된 적이 있나?
‘2 패스트 2 퓨리어스’는 2001년 한국에서 ‘분노의 질주’로 개봉된 ‘더 패스트 & 퓨리어스’의 속편. 빈 디젤, 폴 워커 주연의 이 영화는 폭주족과 경찰을 다룬 영화로 미국에서는 그해 극장수입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이 영화를 보고 길거리 카레이싱을 하는 청소년이 급증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분노의 질주’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길거리 카레이싱이 국내에서는 생소한 소재였고 번역 제목도 평이했다. 이 영화의 직배사인 UIP코리아의 이문희 실장은 “블록버스터인데도 ‘분노의 질주’라는 제목이 ‘비디오용 영화’같은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UIP 코리아는 이런 선입견을 최소화하기 위해 2편의 한국 제목을 아예 다른 영화처럼 짓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게 ‘패스트 & 퓨리어스 2’.
특히 2편은 감독과 출연진이 대폭 교체돼 1편과 크게 달라졌고 젊은 관객들은 원어 제목을 선호한다는 점도 감안했다.
성공한 블록버스터의 속편을 국내 개봉할 때 대개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기 위해 숫자를 붙인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 ‘툼레이더 2: 판도라의 상자’ 등 원제에 없는 ‘2’가 국내 개봉 제목에 들어간 것은 이 때문이다.
심지어 ‘레옹’과 전혀 관계없는 ‘와사비’는 장 르노가 주연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와사비: 레옹파트2’라는 이름으로 개봉됐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