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은 19일 현직 경찰관이 증권브로커 납치단에 포함된 사건과 관련해 감독 책임을 물어 남형수(南亨樹) 서울 강남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최 청장은 경찰청 외사관리관실 박기륜(朴起輪) 총경을 후임 강남서장으로 임명했다.
최 청장은 또 강남경찰서 황운하 형사과장과 김종대 형사계장, 박종무 마약반장 등 3명도 직위해제했다.
이와 관련해 이근표(李根杓) 서울경찰청장은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과장, 계장은 수사 중인 사안을 특정언론에 발설했고 조직 장악력도 약해 교체했으며 서장과 마약반장은 지휘책임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강남서 형사들도 대폭 교체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경찰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조치에 대해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남 서장의 경우 4월 3일 부임했으나 보름 뒤 마약반 소속 형사가 납치사건에 연루됐고 곧바로 21일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에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조직원 성향을 파악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황 과장의 경우도 조직 장악력 부재를 탓했지만, 그보다는 경찰대 1기 졸업생으로 경찰대 총동문회장을 역임한 그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사권 독립’을 촉구하는 등 ‘튀는 행동’을 자주해 수뇌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있기 때문일 것으로 경찰 내부에서는 해석한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정성기 서울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을 강남서 형사과장에, 강대원 중랑서 형사과장을 영등포서 형사과장에, 송희철 중랑서 수사과장을 중랑서 형사과장 직무대리로 각각 임명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