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가 만리장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안종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팀은 19일 밤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경기장에서 월드컵 지역예선을 겸해 열린 제14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맞아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선전했으나 아깝게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1일 오후 5시 열리는 일본과의 3, 4위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월드컵 직행 티켓을 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일본은 한국에 1, 2골 차로 앞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여서 그 가능성은 낮다.
만약 한국이 일본에 질 경우엔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딸 수 있다.
이날 한국은 전반 초반 어설픈 전진 일자수비로 두 골을 허무하게 내준 게 너무도 뼈아팠다. 세계적인 스타 쑨웬과 함께 중국의 투톱으로 나선 바이지에에게 오른쪽 수비 뒷공간이 연거푸 뚫리면서 단독 찬스를 내준 것. 중국은 바이지에가 한국 수비진이 친 오프사이드 함정의 틈새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돌파로 연속 골을 낚았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25분 김진희가 상대 문전에서 흘러나온 볼을 중국 진영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장쾌한 미사일 슛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이지은이 상대 골키퍼와 1 대 1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오른발 슛이 골키퍼의 손에 걸리고 후반 40분 박은선이 날린 회심의 헤딩슛이 골문을 벗어나 동점 찬스를 놓쳤다.
중국은 후반 43분 쑨웬이 체력이 떨어진 한국 수비진 사이를 개인기로 헤집으며 슈팅에 성공, 쐐기골을 뽑았다.
한편 이에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북한은 일본을 3-0으로 가볍게 일축, 월드컵 티켓을 확보하고 21일 중국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