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키우다보면 주위 부모는 다 하는데 과연 이것이 정말 필요한지 헷갈리는 일이 있다. 정장제를 먹이는 것과 예방접종에서 기본접종이 아닌 임의접종을 하는 것 등이다.
우리 부부는 정장제는 아기에게 먹여서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장제는 주로 유산균 제제로 유산균은 식중독을 일으키고 유해물질을 생성하는 세균의 장내 증식을 억제한다. 따라서 식중독이나 항생제 복용으로 인해 장내 세균이 변화돼 소화불량, 헛배, 설사 등이 나타날 경우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기에게 특정 유산균을 자주 먹이거나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오히려 유산균의 자연 생성량이 줄어들어 기존 장내 세균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사실 유산균은 어린이보다는 유산균을 만드는 능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에게 필요하다.
생후 6개월 이후엔 장의 기능이 성인과 비슷하게 성숙하기 때문에 아기에게 별 탈이 없다면 정장제를 따로 먹일 필요는 없다. 또 아기의 장이 더 튼튼하도록 하기 위해 정장제나 영양제 등을 권유하는 의사는 거의 없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정장제마다 들어있는 균종이 다른데 균종간 효능차이는 미미하다.
임의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가격이 많이 싸졌기 때문에 가능하면 맞히는 것이 좋다는 것이 나와 아내의 공통된 생각이다.
임의 접종으로는 뇌수막염과 수두 접종이 대표적이다. 뇌수막염은 첫 돌까지 총 3, 4번 맞게 되는데 한 번 접종 시 4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국내엔 뇌수막염 환자가 매년 10만명 당 3, 4명에 지나지 않는다.
수두는 한 번 맞을 때 3만5000원가량 들지만 필수 접종이 아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고민이 된다. 그러나 수두는 누구나 한번은 걸리는 질환이고 나중에 대상포진으로 발전해 평생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뇌수막염이나 수두 모두 필수접종에 해당돼 국가에서 부담을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승민이에게 뇌수막염 주사는 제때 못 맞췄지만 가능하면 수두나 A형 간염주사는 접종할 생각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