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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혼외정사와 낯가림증

입력 | 2003-06-22 17:35:00


일부 남성은 부인과는 성행위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혼외정사에서는 뜻하지 않게 발기장애나 조루증이 발생해 곤혹스러워 한다. 반면 어떤 남성은 부인에게는 전혀 힘을 못 쓰지만 ‘외간 여성’을 만났을 때에는 자신의 발기력을 확인한다.

둘 다 이른바 ‘낯가림증’이라고 부르는 ‘심인성 성기능부전’의 특징적 증세지만 후자의 경우는 중년 이후의 거의 모든 남성에게서 나타난다.

‘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의하면 한국 남성은 40대의 7.5%, 50대의 6.6%, 60대의 5.0%가 최근 혼외정사를 가진 것으로 응답해 세계평균치 (40대 11.1%, 50대 8.9%, 60대 7.0%) 보다 약간 낮게 나타났다.

어느 사회든 결혼이 모든 부부의 성적욕구를 늘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신·신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남성의 바람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한창 나이인 20, 30대에는 남성호르몬이 왕성히 분비돼 성욕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에 딴 여자도 찾는다. 40대 중반 이후 갱년기와 노년기에 접어들면 의식적으로 자신의 남성을 확인하거나 회춘을 위해 의도적으로 찾게 된다.

그런데 남성의 성적 자극은 오각 중에서 시각적 자극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중년을 넘어선 남성도 대부분 부인보다 훨씬 젊은 여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외도로 자신의 힘을 확인하고 신선함을 경험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좋을지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부인에 대한 성적 관심은 더욱 멀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국내 40∼80세 남성의 34.1%, 여성의 18.9%가 ‘혼외정사를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은 자신의 혼외정사를 배설본능의 충족이나 ‘기분전환’ 정도로 가볍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성들은 남편의 혼외정사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부인은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보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생각에서 더 큰 상처를 입고 분개하는 것이다.

김세철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