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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스마일 먼데이]강화역사문화연구소 김형우 소장

입력 | 2003-06-22 21:02:00


“조선시대부터 250년 동안 학맥(學脈)을 이어온 ‘강화학파’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강화 주민들과 역사공부를 하고 있어요.”

김형우씨(48·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는 인천 강화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향토사학자와 의사 교사 공무원 등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강화역사문화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김씨는 1996년부터 5년간 강화군 선원면 선원사지(사적 259호)의 발굴조사단원으로 참가하면서 문화재의 보고(寶庫)인 강화도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1999년 8월 사재를 털어 이 연구소를 만든 그는 ‘강화지리지’ ‘조선왕조실록 강화사료집’ 등 10권의 책을 발간해 도서관 등에 무료로 배포했다.

그는 최근 강화군의 의뢰로 강화의 역사, 문화, 현대사를 3권으로 나눠 발간한 ‘강화사-신편’의 편찬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강화는 선사시대부터 분단시대인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문화역사 유적지를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며 “연구소 회원들과 유적지를 찾아다니면서 살아있는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회원들은 옛 기록을 살펴보다가 강화학파의 학당(學堂)이었던 ‘계명의숙’ 터를 처음 발견하기도 했다. 일제시대까지 옛 화도면사무소 자리에 있던 이 곳은 현재 축대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밭으로 변했다.

하곡 정제두(鄭齊斗·1649∼1736년) 선생이 강화에서 뿌리를 내린 강화학파는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성리학을 철저히 부정하고 내면 가치를 중시하던 학풍으로 일제시대 국어학자 정인보(鄭寅普) 선생으로 이어졌다.

강화역사문화연구소(www.kanghwado.org) 회원들은 강화학파가 강조한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2000년 10월부터 매월 1, 3주 월요일에 진행하는 강독회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강독회는 한 주제를 정해 3∼4개월 동안 꾸준히 공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서도소리 명창 등 문화예술인을 초청해 공연을 감상하기도 한다.

회원들은 2000년 11월부터 연 평균 6회 꼴로 윤명철 동국대 사학과 교수, 박재광 전쟁기념관 학예연구관 등 역사연구가를 초빙해 토론회를 열었다.

연구소는 10월 ‘참성단’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

“강화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군(群)과 고려대장경판각지(선원사지)를 보유하고 있어요. 서울대 규장각에 있는 조선왕조실록 완본도 강화 전등사 내 정족산 사고(史庫)에 보관돼 있던 것입니다. 국방 유적지 등 역사공부의 재료가 너무 많아요.”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