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육군 전격부대 장병들이 골수기증을 서약한 뒤 탤런트 김명국씨(가운데)의 설명을 들으며 유전자 검사를 위한 채혈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제공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
“제 한 몸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구하는 것도 국방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 포천군 육군 전격부대 1기갑여단 장병들은 24일 골수기증 행사에 참여하며 한목소리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골수기증 인구를 늘리기 위해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가 마련한 것. 골수가 필요한 백혈병 환자는 연간 4000여명에 이르지만 국내 기증자는 400여명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운동본부로부터 골수기증의 필요성과 기증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이 부대 장병 3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이 기증 의사를 밝히고 유전자 검사를 위한 채혈에 참가했다.
기증 의사를 밝힌 장병들은 기증서약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전역 후에라도 자신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환자가 있을 경우 골수를 기증하게 된다.
이 부대 장병들이 대거 골수기증 의사를 밝힌 것은 부대 참모장인 남삼현 중령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1996년 한국계 미국인 성덕 바우만 살리기 골수기증 행사에 참여했던 남 중령은 자신의 유전자와 같은 다른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했다. 그는 현재 부대에서 축구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인기 사극 ‘무인시대’에서 채원 역을 맡았던 탤런트 김명국씨가 참여해 장병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김씨는 아들 주호군(7)이 백혈병을 앓아 골수이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많은 국민이 골수 기증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격부대는 장병들의 골수기증 기회를 넓히기 위해 대대별로 이 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포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