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인기 연재물을 편집한 책이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대거 진입해 인터넷 문화가 출판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보문고가 최근 발표한 '2003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밝혀졌다.
교보문고가 상반기중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한 베스트셀러 목록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50권 중 ▽4위 '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지음·홍익출판사) ▽12위 '포엠툰' (정헌재·청하) ▽26위 '그놈은 멋있었다' (귀여니·황매) ▽43위 '늑대의 유혹' (〃·〃) 등 인터넷 연재 또는 게시물을 엮은 책 네 권이 목록에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인터넷 연재물을 토대로 한 책 중 베스트셀러 50위 안에 든 책은 상하반기를 통틀어 한 권도 없었다.
'파페포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처음 연재된 만화. '그놈은…' '늑대의…' 작가인 귀여니(필명)도 다음 유머게시판에 '그놈은…'을 연재하면서 처음 인기를 모았고 '늑대의…'도 인터넷 게시판에 먼저 연재했다. '포엠툰'은 작가가 개인사이트 '뻔쩜넷'에 연재하면서 입소문으로 먼저 인기를 끈 만화.
교보문고 남성호 홍보이벤트팀장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문화가 불황기 출판계의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베스트셀러에 진입중인 책 중 몇몇은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므로 하반기에도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 상반기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는 동아일보 북섹션 '책의 향기'와 MBC '느낌표' 등 여러 매체의 추천도서로 꼽힌 '야생초 편지' (황대권 지음·도솔)가 차지했다. 2위부터 5위까지의 목록에는 ▽2위 '톨스토이 단편선' (톨스토이·인디북) ▽3위 '화' (틱낫한·명진출판사) ▽4위 '파페포포 메모리즈' ▽5위 '공부기술' (조승연·중앙M&B)이 올랐다.
50위 이내 베스트셀러를 분야별로 분석한 결과 소설은 2001년 상반기 17권, 2002년 상반기 15권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12권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문학 서적의 시장 영향력이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