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면서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최근 서울 동시분양 물량으로 나와 큰 관심을 끌었던 강남구 도곡동 주공1차 재건축사업 현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부 정책을 거스르지 말라.’ 재테크 투자자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투자 격언이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한국 부동산 시장은 정책 변화가 시장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남보다 앞서가는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항상 정부 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내용을 숙지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거나 6월에 법령이 개정돼 7월부터 영향을 미칠 건설 법안의 핵심내용과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정리해 본다.》
●재개발 재건축 까다로워진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도심 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정비사업을 하나의 법령으로 통일 관리함으로써 난개발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에서 새로 만들어졌다.
이 법에 따라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는 2005년까지는 10년 단위의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의무적으로 세워야 한다. 또 부지면적이 1만m²(3000평), 300가구 이상이면 반드시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은 뒤에만 재개발 재건축을 할 수 있다.
20가구 미만의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의 재건축이 전면 금지된다. 현재는 부지면적 규모에 관계없이 10가구 이상이면 재건축이 가능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 일부 주민이나 상가 소유주의 반대로 사업이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아파트나 상가를 남겨두고 나머지만 재건축하는 ‘부분 재건축’이 허용된다. 이때 제외되는 면적은 전체 사업부지의 10% 이하 범위여야 한다.
시장 군수가 노후주택이 많거나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는 지역은 재개발이나 주거환경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돼 재건축사업이 금지된다.
조합설립 인가시 토지 소유자를 10인 이상 확보하도록 했던 조항은 폐지돼 ‘1인 조합’ 설립도 가능해진다.
재개발 재건축 등을 위탁 대행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은 개인은 10억원, 법인은 5억 원 이상의 자본금과 부동산 관련 경력자 5인 이상을 확보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의 대상이 되는 건축물의 최저 경과연수는 20년 이상의 범위에서 지역여건에 맞게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다.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계사무소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할 때 토지 등 소유자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 전매 규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을 개정, 시행한다.
이에 따라 7월 이전까지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투기과열지구 내 지역 및 직장주택조합의 조합원은 한 차례에 한해 자신의 지분을 양도 또는 증여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 지어지는 주택이 300가구 이상인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아파트와 동일한 건설기준 및 분양방식을 적용받는다.
또 사업자가 편법으로 단지를 300가구 미만으로 나눠 개발할 때는 전체 가구 수를 합쳐 일반아파트 규정의 적용 여부를 평가 받는다.
이에 따라 주택이 300가구 이상인 주상복합아파트는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우선 공급되고 분양권 전매는 아예 금지된다. 또 아파트를 지을 때 일반아파트처럼 노인정 등과 같은 복리시설을 갖춰야만 분양이 가능해진다.
●재건축 일반분양 준공 후 분양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 시행한다.
핵심은 투기과열지구에 들어설 재건축 아파트는 전체 공정의 80%가 진행된 뒤에만 일반분양을 할 수 있다는 것.
80%가 끝난다는 것은 골조공사는 물론 벽돌쌓기 미장 타일 단열 등의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후 입주 때까지는 많이 잡아도 6개월 이내다. 결국 아파트를 다 지은 뒤 분양하는 셈이다.
현재는 사업자가 주택이 건설되는 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한 뒤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아서 착공한 직후이거나 △2인 이상의 연대보증을 받고 전체 층수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골조공사를 완성했다면 분양에 나설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20만2110가구 가운데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는 아파트는 14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물량의 70%를 넘는다.
●택지지구내 단독택지 개발 어려워
이 밖에 6월 13일자로 개정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규칙이나 6월 27일자로 시행될 개정 임대주택법도 부동산 투자환경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법안이다. 택촉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앞으로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지에는 음식점 등을 열 수 없다.
또 단독주택지에 들어설 다가구주택 수가 3∼5가구로 제한되고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할 주차장도 가구당 0.7대에서 1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 같은 시설물의 설치제한 규정은 올 1월 28일(입법예고일) 이후 개발계획을 승인 받아 분양되는 택지부터 적용된다.
임대주택법 개정으로 여윳돈을 가진 개인 2명 이상이 조합을 결성해 주택을 건설하거나 매입해 임대사업을 할 수 있다. 또 조합원 자격에도 제한이 없어 주택 보유자도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반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한 임차인이 근무나 생업, 질병 치료, 상속, 혼인 등의 사정으로 다른 행정구역으로 이사할 때에는 반드시 무주택자에게만 임차권을 넘기도록 제한된다. 현재는 이 같은 자격 제한 규제가 없다.
또 민간건설회사가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임대주택을 건설할 때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지 않았더라도 청약저축 가입자 등 무주택 가구주에게 우선 공급해야만 한다.
●도시개발 쉬워진다
도시개발법도 개정, 시행된다. 핵심은 난개발을 막기 위해 도시개발 사업 대상 지역과 지정 규모를 확대하되 개발 절차는 간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에 따라 지금까지 도시지역 중 주거·상업·공업지역만 1만m²(3000평·주거, 상업) 또는 3만m²(1만평·공업) 이상일 때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녹지지역(자연, 생산, 보전)도 광역도시계획이나 도시기본계획상 개발가능지가 1만m² 이상이면 지정할 수 있다.
또 비도시지역으로 옛 준농림·준도시지역인 관리지역(계획, 생산, 보전)과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도 광역도시계획이나 도시기본계획상 개발가능지가 30만m²(10만평) 이상일 경우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의 비교구분주요내용일반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관리방안입주자대표회의동별 대표 선출관리단 구성주택관리사 배치일정규모 이상 의무관리인 선임관리비구성항목별 징수관리단 집회 규약행위허가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맞게 운영건축법령에 맞게 운영장기수선계획 및안전계획의무적으로 수립규정 없음장기수선충당금계획을 세우고 적립규정 없음분쟁조정위원회시군구청장이 회의 구성민사적으로 해결건설기준구조설비경계벽세대간 벽, 바닥충격음세대간 경계벽승강기 계단 복도 화장실왼쪽과 동일왼쪽과 동일부대시설진입도로,단지안도로, 주차장왼쪽과 동일주차장만 확보관리사무소(50가구 이상)왼쪽과 동일규정 없음조경시설(대지면적의 30%)조경시설(조례에 따름)조경시설(조례에 따름)통신 난방 소방 급배수시설왼쪽과 동일왼쪽과 동일복리시설어린이놀이터(50가구이상)어린이놀이터(200가구 이상, 건축물의 내부 옥상에 설치 가능)규정 없음노인정 주민공동시설 등왼쪽과 동일규정 없음
자료 : 건설교통부
하반기부터 건설 관련 주요 법령 이렇게 바뀐다구분시행시기주요내용도시 및주거환경정비법7월1일·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는 10년 단위의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수립 의무화.·300가구 또는 대지 1만m²(3000평) 이상의 공동주택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 재건축 가능.·재건축대상 최저 건물연수는 20년 이상 범위에서 시도가 결정.·추진위원회가 설계사무소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시 토지 등 소유자의 50% 동의 확보.·재개발 및 재건축사업은 조합이 단독으로 시행하거나 지자체주택공사 등과 공동시행, 시공사는 경쟁입찰로 선정.·정비사업전문관리업제도 도입-등록시 개인 10억원, 법인 5억원의 자본금과 건축사 감정평가사 부동산업 경력자 등을 5인 이상 확보.주택건설촉진법7월1일·투기과열지구 내 지역·직장조합의 조합원 자격 양도 제한.·투기과열지구 내 300가구 이상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및 분양시 일반아파트 규정 적용 및 분양권 전매 금지.주택공급규칙7월1일·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조합의 일반분양은 전체 공정 80% 이후 가능.도시개발법7월1일 ·시행자가 될 수 있는 자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도시개발사업을 할 수 있고 공공기관의 출자비율 제한은 폐지.국토계획및 이용법8월 말·관리지역(옛 준농림지 및 준도시지역) 내 창고와 공장의 허용범위 확대.·난개발 우려 적은 읍면지역의 개발행위허가 기준 완화.주택법11월30일·10년 단위의 주택종합계획 수립.·리모델링 기준 및 절차와 국민주택규모의 리모델링시 국민주택기금 지원.
자료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