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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현장에서]“겨울에 밀짚모자를 준비하라”

입력 | 2003-06-25 16:35:00


수도권과 대전시 등지에서 ‘깡통아파트’가 등장했다고 한다.

깡통아파트는 투자자가 아파트를 매입할 때 투입한 돈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된 아파트이다. 예컨대 전세금 7000만원을 끼고 자기돈 3000만원으로 산 아파트의 매매가가 9500만원이라면 깡통아파트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아파트에 투자했다면 시세차익을 얻기는커녕 손해를 본다. 또 대개 이런 아파트를 산 사람은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린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출이자 부담만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곳곳에서 부동산시장의 침체 기미가 뚜렷하다.

매매시장의 움직임을 미리 보여주는 지수로 여겨지는 전세시장은 최근 몇 개월 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빈 집도 적잖다고 한다.

아파트 청약률도 급락하기 시작해 분양을 준비 중인 건설회사 관계자들이 냉가슴을 앓을 정도다. 상가나 토지 쪽으로 투자자가 몰리고는 있지만 투자 규모나 열기가 연초와 비교할 때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불과 한 달 남짓 전만 해도 ‘거품 붕괴’ 논란이 뜨거웠던 시장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처럼 시장이 급변한 데에는 정부의 무차별적인 시장 안정대책이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부동산 비수기에 접어든 것도 원인이 됐다.

이런 때 현명한 투자자라면 ‘겨울에 밀짚모자를 준비하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중장기 시장전망을 바탕으로 투자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얘기다.

부동산상품의 장단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우는 노력도 필요하다. 부동산은 근본적으로 환금성(換金性)이 떨어지는 상품이다. 그동안 부동산이 단기차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인식된 것은 분양권 전매 허용 조치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의 웬만한 곳에선 분양권을 팔고 사기가 어려워졌다. 따라서 무리하게 자금을 대출받아 투자하려는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한다.

상품별, 투자지역별 특성도 꼼꼼히 따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도로나 철도 건설, 부동산 개발 등과 같은 확실한 호재가 있는 곳을 골라 투자하는 ‘안전 제일주의’가 바람직하다.

황재성 경제부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