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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선수단 몸값만 5000억원…축구명가 ‘레알 마드리드’

입력 | 2003-06-25 17:45:00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의 이적으로 스페인 프로축구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전 세계 축구선수들의 엘도라도’(El Dorado·스페인어로 황금의 땅)임이 또 한번 입증됐다. 2000년 이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거의 싹쓸이 해가고 있는 것.

레알 마드리드는 90년대까지만 해도 자국 출신 ‘천재 스트라이커’ 라울을 간판스타로 내세워 ‘라울 마드리드’로 불렸다. 하지만 2000년 루이스 피구(포르투갈)를 시작으로 지네딘 지단(프랑스) 호나우두(브라질)에 베컴까지 영입해 이제 ‘세계 축구의 베스트 11팀’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런 엄청난 투자 덕에 올 시즌 우승을 포함, 최근 3년 동안 두 번이나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또 1929년 창설, 74년의 역사를 가진 프리메라리가 통산 최다인 29번이나 정상에 등극했다.


○ 레알 마드리드는 어떤 팀

1902년 FC마드리드란 이름으로 창단한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국왕의 타이틀이 걸린 킹스컵에서 4연패를 하며 1920년 당시 알폰소 13세 국왕으로부터 '레알‘(real·스페인어로 왕가, 왕가의)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

1929년 프리메라리가 출범과 함께 프로화했고 현재 홈 구장 명칭으로 사용중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수용인원 7만5000명)는 50년대 최전성기를 누렸을 당시 구단주 이름.

○ 글로리(glory) 프로젝트

레알 마드리드가 최고선수 싹쓸이에 나선 것은 2000년 플로렌티노 페레즈가 구단주로 취임하면서부터. 페레즈는 취임 일성으로 50년대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50년대 당시 아르헨티나 출신의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페렌치 푸스카스(헝가리), 레이몽 코파(프랑스), 프란시스코 겐토(스페인) 등으로 ‘드림팀’을 구성, 56년부터 60년까지 5년 연속 유러피언컵을 제패했다.

페레즈는 자신의 계획을 ‘글로리 프로젝트’로 명명한 뒤 라이벌 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던 피구를 5610만 달러에 전격 영입하는 것으로 구단 재건의 첫 발을 내디뎠다.


○ 선수들의 몸값을 합치면 모두 얼마

2003년 6월 말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 수는 모두 31명. 이중 이적료 기준 ‘톱 10’안에 드는 선수만 역대 최고 몸값의 지단(6440만달러)을 비롯, 피구, 호나우두(4420만달러), 베컴(4130만달러) 등 4명. ‘톱 20’까지 범위를 넓히면 니콜라스 아넬카(프랑스·3500만7000달러) 등 모두 5명으로 선수단 전체의 몸값만 최소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황금알을 낳는 선수들

최근 외신들은 프리메라리가 소속 30개 구단의 총 부채가 18억3300만 달러(한화 약 2조2000억원)에 이르렀다며 파산위기에 직면한 각 구단들이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중 레알 마드리드의 빚은 7050만 달러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이어 빚 많은 구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부채 규모는 다분히 엄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 구단들이 세금 감면 및 축구복표 수익 분배금과 TV 중계권료 인상을 노려 부채 규모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것.

이 보도가 나간 지 불과 얼마 뒤 축구전문 월간지 ‘월드사커’가 레알 마드리드를 세계 최고 부자클럽으로 발표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2001∼2002 시즌 매출액 비교에서 2억5000만 유로(한화 약 3600억원)를 기록, 부동의 1위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2억730만 유로)를 제쳤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익원은 입장권 및 중계권료 수입이 대부분. 또 전 세계 7000만 명에 이르는 레알 마드리드 팬들을 상대로 한 기념품 판매액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베컴을 영입한 것도 아시아지역에 수많은 팬을 확보한 지명도를 이용, 해외 중계권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