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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씨름]“씨름 살리려…” 곗돈 붓는 감독들

입력 | 2003-06-25 17:45:00


프로씨름 감독들이 ‘계’를 한다.

신창건설의 이준희 감독(46), LG투자증권의 차경만 감독(44), 현대중공업의 김칠규 감독(37). 이들은 지난 3월 영천대회부터 대회가 열릴 때마다 곗돈을 낸다. 경기에만 몰두해도 모자랄 감독들이 계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한 가지, 프로씨름의 인기를 만회해보자는 취지다. 차 감독은 “씨름을 홍보하려면 돈이 든다”며 “그래서 대회 때마다 각자 지갑을 털어 비용을 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액수는 한사코 밝히지 않았지만 한사람 당 수 십 만원은 되는 듯.

이들은 지난주 전남 장성대회 기간 중에는 코치들과 함께 족구팀을 구성해 지역 체육 관계자, 심판진 등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음료수 값 등 비용은 모두 곗돈에서 나갔다.

이준희 감독은 “80년대 초반 프로씨름이 한창 인기가 좋았을 때는 선수는 물론 감독도 이쪽저쪽에서 와달라는 곳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땅에 떨어진 인기를 되찾으려면 우리가 앞장서 사람들을 초대하고 씨름을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8개팀으로 활황을 누렸던 프로씨름이 이젠 단 3팀. 세 감독의 소망은 무엇일까.

“프로씨름팀이 ‘왕창’ 창단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계원도 왕창 늘텐데….”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