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개발이 대규모 택지 개발을 추진 중인 경기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일대. W개발과 광주시는 이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를 놓고 4년째 다투고 있다.-광주시=남경현기자
《경기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일대 아파트단지의 사업승인을 놓고 광주시와 시행업체가 4년 동안 다투고 있다. 시행업체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데 자치단체가 승인을 해주지 않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광주시는 법적으로 허가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법리 논쟁=W개발은 2000년 5월 당시 준농림지인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603 일대 24만2000m² 부지에 2300가구의 아파트와 초중고교 등을 짓기 위해 광주시에 사업승인 신청과 함께 준도시취락지구로 국토이용계획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준농림지는 준도시취락지구로 토지의 용도가 변경돼야 아파트 개발이 가능하다.
광주시는 같은 해 7월 20일 관련 부서 협의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국토이용계획 변경 공람공고를 마치고 승인권자인 경기도에 결정고시를 요청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3만m² 이상의 택지조성사업을 불허한다는 조항에 저촉된다는 일반적 경우의 감사원 처분 지시를 이유로 재검토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사업승인을 반려했다.
W개발은 감사원과 건설교통부에 여러 차례 질의해 ‘W개발 부지는 감사원 처분과는 별개이며 공람공고 절차를 마친 국토이용계획 변경은 사업승인 반려와 상관없이 인정된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국토이용계획 변경 결정고시 권한이 2001년 12월 경기도에서 광주시로 위임됐다.
W개발은 다시 사업승인을 신청했으나 광주시는 개인이 받아온 답변은 공신력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불허하고 있다.
이 사업 부지에 도로가 개설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양측은 책임 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W개발 관계자는 “부지 한가운데로 분당∼오포간 국가지원지방도 57호선이 지나는 계획이 수년 전부터 추진됐으나 광주시는 최근 이런 사실을 알린 뒤 도로 때문에 사업승인이 불가하다고 밝혔다”며 “사업자의 편의는 고려하지 않는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이 도로는 경기도에서 추진하기 때문에 당시에는 개설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이 부지 일대에는 6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러나 학교가 없어 상당수 주민들은 인근 용인이나 분당으로 위장 전입해 있는 실정.
주민들은 “소규모 공장과 주택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서면서 난개발이 심해지고 있다”며 “난개발을 막고 학교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대규모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주민 1000여명은 최근 주거 및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문형리 아파트단지 건설사업 계획을 빨리 승인하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경기도와 광주시에 제출했다.
광주시=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