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질환 치료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복합 호르몬 요법이 유방암 위험을 3중으로 가중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뉴욕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복합 호르몬 요법이 악성 유방암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유방암 진행을 촉진시키는 한편 치료가 어려운 단계까지 암 발견을 은폐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지난해 7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호르몬 요법이 뇌중풍과 유방암, 심장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추가로 부작용이 밝혀진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하버-UCLA 의학센터 종양학자인 로완 클레보스키 박사는 미국의학협회지(JAMA) 최신호에 발표한 공동연구보고서에서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복합호르몬제제(약품명 프렘프로)에 이 같은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지난해 NIH 연구에 인용된 1만6608명의 폐경기 여성자료를 심층 분석한 결과 호르몬 요법을 받은 유방암 환자의 암세포 전이율은 25.4%로, 위약을 투여한 환자그룹의 16%보다 현저히 높았다.
종양 크기도 호르몬 요법 그룹이 평균 1.7cm로 위약 투여 그룹의 1.5cm보다 현저히 컸다. 1년간 치료를 받은 뒤 호르몬 요법 그룹은 9.4%가 여전히 유방 X선 촬영에서 이상을 보였지만 위약 투여 그룹은 5.4%에서 이상이 나타났다.
유방암 발생 비율도 호르몬 요법 그룹이 24%나 높았는데, 이는 호르몬을 복용하기 시작한 2년 동안에는 나타나지 않아 진행속도는 빠르면서도 암 포착 시기는 늦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현재 300만명의 복합 호르몬 복용자 가운데 매년 12만명이 유방 이상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NIH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미국에서 복합 호르몬 복용자가 50%가량 줄었으며, 당국은 복합 호르몬 복용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할 경우 최소량에 한정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