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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시끄럽게 해야 신문이 팔리는 모양"

입력 | 2003-06-25 19:00:00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국가유공자와 서해교전 전사자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갖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광복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4·19혁명부상자회 등 12개 국가유공자 및 유족단체 회장단과 모범회원, 그리고 지난해 6월 29일 서해교전 전사자 유가족 등 22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했다.

이날 오찬에서 참석자들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추모시위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데, 작년 서해교전 전사자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거나 “6·25 당시 무용담이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있어 참전용사들은 울분을 금할 길 없다”는 등의 불만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이에 노 대통령은 “순국선열의 공과 영예를 존중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고뇌다. 선열의 고귀한 가치와 명예를 존중하면서도 민족간의 적대감을 풀어내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 과정이어서 때때로 섭섭할 때가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북진이나 흡수통일을 하겠다면 모르겠지만, 평화통일을 (추진)하면서 가슴속에 있는 분노와 적대, 증오를 어떻게든 씻어내야 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서해교전 전사자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한 데 대해선 “목숨을 잃은 장병들에 대해 모든 국민이 가슴 아파하고, 장한 감투정신을 우러러 기리고 있다. 29일 평택(2함대 사령부)에 가서 서해교전 희생자에 대해 참배하고 추모하겠다. 촛불시위에 속상하겠지만, 너무 크게 보지 마라. 우리 국민은 잘하는 거 못하는 거 다 안다”고 당부했다.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 언론은 좋은 것도 비추지만 갈등을 더 비춘다. 갈등을 비춰야만 뉴스적 가치가 있는 모양이다. 잘했다고 하면 아부하는 것 같으니까, 잘한 것은 빼고 갈등만 보도한다”면서 언론쪽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이어 “노사문제도 작년에 비하면 해결 속도나 건수 등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게 두배 세배인데, 계속 시끄럽게 해야 신문이 팔리는 모양이다”며 최근 노사 문제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를 지키려고 목숨 걸고 싸웠는데, 정부에 반대해 싸운 사람들은 훨씬 더 대우를 받는 것 아니냐는 얘기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순국 및 참전 유공자와 ‘민주화운동 유공자’간의 갈등 문제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4·19와 5·18 등 국가의 범죄, 불법행위로 공격을 받아 희생된 사람들에게 국가는 두고두고 사죄해야 한다. 누가 공이 더 크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서로 한발씩 물러서자. 국가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도 중요한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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