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
세계 최강 한국양궁대표팀이 이번엔 경정장으로 ‘나들이’를 갔다. 8일 잠실구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이색 훈련 2탄이다.
26일 경기 하남시의 미사리 경정장. 모터보트들이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가운데 태극마크를 단 남녀 양궁선수들이 사선에 섰다. 선수들은 1경주가 끝날 때마다 휴식시간을 이용, 스탠드 옆 도로에서 1 대 1 경기를 펼쳤다.
일부 팬들은 처음엔 “누가 양궁보러 왔느냐”며 야유를 던지기도 했으나 선수들이 진지한 얼굴로 경기에 몰두하자 이내 양궁의 재미에 빠져버렸다. 10점이 나올 때마다 수천명의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고 7, 8점이 나오면 아쉬움의 탄성을 질렀다.
‘끼는 못 속인다’고, 베팅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보니 선수들의 1 대 1 경기에 즉석에서 내기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주장 박경모가 신예 최영광을 누르자 한 팬은 박경모에게 “고맙다. 덕분에 돈벌었다”며 희희낙락.
다음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대표팀의 장영술 감독은 “이런 훈련이 선수들의 담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30일엔 경륜장으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