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저금리가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은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0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최근 거시경제 상황이 침체 양상을 보이면서 금리의 추가 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이미 사업이 확정된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개발 인근 지역의 토지시장으로 자금이 몰려 부동산 값이 다시 뛸 수 있다는 것.
또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지방 대도시로 이동해 부동산 가격의 2차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또 “재건축사업 위축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규제만 되풀이하면 주택시장에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의 영향으로 재건축사업이 어려워지는 데다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 시점이 사실상 ‘후(後) 분양’으로 전환돼 주택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 하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5%, 전세금은 0.5% 각각 오르고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0.3% 상승, 전세금은 3.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땅값은 개발예정지역 등 특정 지역에서 급등세가 예상되지만 전국적으로는 1.5∼2% 수준의 소폭 오름세를 보인다는 전망이다.
공동 발제자로 나선 백성준 책임연구원은 “하반기에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진입하고 각종 주택 관련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민간 및 건축부문 수주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총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2.4% 줄어든 81조18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