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급 과잉 우려를 불러 일으킬 만큼 펜션 공급이 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펜션이 저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펜션 창업에 눈 돌리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강원 제주 등 입지여건이 좋은 곳이면 하루가 멀다 하고 펜션이 들어서 일부에서는 공급과잉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실제로 펜션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분양중인 단지형 펜션은 43개 단지 1788동. 객실수로 따지면 7000여실을 넘어선다. 여기에 현재 영업 중인 ‘나 홀로 펜션’과 단지형 펜션까지 합치면 객실 수는 2만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 펜션이 도입된 시점이 2000년 무렵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물량이다.
하지만 이 모든 펜션이 돈을 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잘 되는 펜션의 투자대비 수익률은 보통 20∼25%대. 이 정도면 연중 객실가동률이 50%는 넘어서야 한다. 365일 중 절반 이상은 객실이 꽉 들어차야 하는 셈.
하지만 10% 수익률도 올리지 못하는 펜션이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객실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대실(貸室)을 해주면서 ‘러브호텔’로 전락한 곳이 있는가 하면 1년도 안돼 사업을 접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펜션 전문가들은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손님을 꾸준히 끌어 모을 수 있는 테마를 발굴하되 펜션에 대한 목표 수준을 낮추라고 지적한다.
휴펜션 윤광진 이사는 “펜션을 짓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면서 “펜션은 고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렛츠고펜션 이학순 사장은 “펜션이 급증하면서 남들과 차별화된 테마를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30, 40대의 소비 경향을 눈여겨보라”고 지적한다.
펜션이 급증하는 데 대해 현실적인 펜션법 제정을 통해 펜션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주장도 있다.
드림사이트코리아 김영태 차장은 “최근 펜션이 각광받으면서 재래 민박 수준에 불과한 숙박시설이 ‘문패’만 바꿔 펜션으로 둔갑하고 있다”면서 “펜션이 콘도, 호텔, 민박과 차별화된 고급 숙박시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숙박시설만 펜션업을 할 수 있는 등록제나 등급제 시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