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상파 방송사에 이어 케이블TV도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회장 유삼렬)는 “디지털 방송은 올해 말 서울 은평구, 경기 부천시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실시하며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케이블망의 디지털화와 장비 교체는 절반 정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96년 디지털 방송을 시작해 현재 800여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KCTA가 26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KCTA 2003’(디지털 케이블TV 장비 전시회 및 콘퍼런스)에는 파워콤(케이블망) 등 국내외 50여개 방송 및 IT 관련 업체들이 참여해 디지털 케이블 시장의 확산을 예고했다.
케이블TV 채널들은 디지털화의 중점을 방송과 통신이 융합한 쌍방향을 기초로 한 부가 서비스에 둘 계획이다. KCTA측은 “디지털 지상파는 고화질(HD)TV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데 비해 디지털 케이블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쌍방향성’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지상파와 경쟁하려면 케이블만의 차별화된 부가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케이블TV망은 대역폭이 넓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부가 서비스 구현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도 케이블TV만의 장점.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 기존 케이블TV 가입자들은 셋톱박스(수신기)만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면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V-정부(T-government)’ 서비스로 관공서 정보를 얻고 각종 민원서류를 신청하거나, ‘TV-상거래(T-commerce)’ 서비스로 물건을 사거나 은행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것.
셋톱박스로는 LG전자의 LSC-3200, 삼성전자의 SMT-2000C 등이 있고 가격은 미정이나 LG측 관계자는 “20만원선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위원회 이효성 부위원장은 25일 사전 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강연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방송정책 추진 방향과 현안 과제’에서 “대통령 직속의 한시적 추진 기구로서 ‘방송통신구조개편위원회’(가칭)를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공약이 성실히 이행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