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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김민정/장소-시간 제멋대로 콘서트

입력 | 2003-06-27 18:02:00


며칠 전 친구와 함께 ‘텐 플러스’ 콘서트를 보고 왔다. 이 공연은 6·25를 맞아 유명 가수 10여명이 반전 콘서트를 벌이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주최측의 미숙한 행사 운영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장마 탓에 장소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코엑스로 변경했는데 이 사실을 표를 예매한 관객들에게 제대로 통보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헛걸음을 해야만 했다. 공연장의 형편없는 시설도 당혹스러웠다. 라이브 공연장에 높낮이 없이 간이용 의자만 배치해 놓았던 것이다. 공연은 1시간이나 늦게 시작하면서 협찬사 광고를 오래 내보냈으며, 모 가수는 건강상의 이유로 아예 출연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더욱 황당한 것은 좋아하는 가수가 공연할 때 팬들이 일어나 열광하며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이때 스태프들이 돌아다니며 자리에 앉으라고 고함을 지르는 게 아닌가. 음악회도 아닌데, 정숙하게 앉아 감상만 하는 콘서트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엉성한 프로그램으로 5000명이나 되는 관객들을 우롱한 기획사는 각성해야 할 것이다.

김 민 정 서울 성북구 보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