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연기자
세계 20여개국에서 출간된 판타지 소설 ‘대런 섄 시리즈’의 작가인 영국의 대런 섄(31)이 최근 한국을 다녀갔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6월 이 시리즈의 첫 권이 출간된 이후 네 권이 선보였다. 작가의 방한은 시리즈 5권 ‘죽음의 심판’(문학수첩) 한국어판 발간에 따른 것.
소설은 죽어가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반(半)뱀파이어가 된 소년 대런 섄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격찬한 이 작품은 일본에서 250만부 이상 팔려나갔고 워너 브러더스사가 영화화 판권을 사들였다.
“어린 시절부터 공포물을 좋아했어요. 어둡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휩싸인 세계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답니다. 책을 쓸 때는 스스로를 뱀파이어라고 설정한 뒤 벌어진 상황을 상상하지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작가가 끌어올린 내면의 동심은, 물구나무를 서서 100m를 8초에 주파하는 ‘한스 핸즈’, 코끼리나 탱크도 한입에 꿀꺽 삼키는 ‘라무스 투벨리스’ 등 기발한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상상력의 원천요? 영화나 소설 등을 보면서, 또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소설에 나오는, 혀로 콧구멍을 쑤시는 ‘스네이크 보이’는 혀가 코에 닿는 조카를 보고 착안했습니다.”
‘대런 섄 시리즈’에서는 구체적인 시공간의 배경이 등장하지 않는다. 국가나 도시를 언급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 그는 “각국의 어린이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생각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한 중 섄씨는 서울 서초동 서이초등학교 5학년 6반 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하람군은 “소설을 읽고 있으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로 있었던 일같이 느껴져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독자들이 소설의 재미뿐 아니라 숨은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소설의 바탕에 깔린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흥미를 더하기 위한 장치예요. 궁극적으로는 우정이나 가족의 소중함, 타인의 선(善)을 위한 개인적 희생, 외모로 사람을 구분하지 말라는 등의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