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국회의원이나 장관급 고위 공직자가 1000만원 안팎의 뇌물을 받았을 경우에도 구속 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이들이 5000만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했을 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30일 전국 특수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침을 전국 검찰청에 내려 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비리와 정경 유착비리와 같은 부정부패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을 막는 최대 장애요인"이라며 "강화된 형사처벌방침은 새로운 가치기준에 따라 정치권과 연결된 부패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동안 명시적 내부지침은 없었지만 국회의원과 장관의 경우 5000만원, 차관급의 경우 3000만원, 중앙부처 국실장급은 2000여만원, 과장급은 1000만원 정도의 뇌물을 받았을 경우 사안과 죄질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왔다.
국회의원과 장관급 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기준이 강화되면서 차관급 및 국실장 과장을 포함한 일반 공직자들의 영장청구 뇌물기준도 수백만원대로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치인이 받은 음성 자금과 공무원들이 받은 '떡값' 등에 대해 대가성을 적극 규명하기로 했으며 정치자금을 은닉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검찰은 특히 정치인의 알선 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알선수재죄(법정형량 징역5년 이하)를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뢰죄(법정형량 징역5년 이상)를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검찰은 뇌물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되는 상장(上場) 기업의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를 적극 적발하고 뇌물을 준 사람에 대한 처벌 수위도 함께 높이기로 했다. 또 뇌물수수 행위로 생긴 불법 수익과 재산은 철저하게 몰수 추징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패신고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부패신고센터'를 설치, 제보자에게 보상하는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