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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름특집]'펜션 바캉스' 가족단위 휴가지로 최적

입력 | 2003-06-30 16:45:00

올 여름 휴가는 한적한 곳에서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펜션을 이용해보자. 강원 평창군 봉평면의 해뜰참 펜션에서 한 가족이 바비큐 파티를 벌이고 있다.사진제공 휴펜션


《회사원 박항수씨(예명·40)는 해마다 여름이면 고민에 빠진다. 가족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휴가 계획을 짜내기 위해서다. 직장일로 매일 밤늦게 귀가해 가족들과 대화 한번 나누기 힘든 그에게 멋진 휴가는 그동안 잃은 ‘인심’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하지만 결혼 후 10년 동안 전국 각지의 휴양지는 거의 다 둘러본 터라 가족들을 감동시킬 만한 아이디어도 바닥이 났다.》

▽올 여름 휴가는 펜션에서=오랜 고민 끝에 내린 박씨의 결론은 ‘펜션’. 숙박시설에 ‘불과한’ 펜션을 휴가 목표로 삼았다니 가족들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박씨의 생각은 달랐다. 전국의 피서 인파가 몰려드는 유명 관광지는 돈은 돈대로 쓰지만 제대로 쉬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방 구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전화 예약도 번거롭다. 휴양지마다 기승을 부리는 ‘바가지 요금’도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

하지만 펜션은 다르다. 펜션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기가 묵을 곳을 직접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예약도 클릭 한번으로 해결된다. 성수기 요금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정찰제이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게다가 한적한 곳에서 가족들과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더없이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목적지는 강원 평창군=목적지는 신문과 인터넷에서 짬짬이 봐두었던 강원 평창군으로 정했다. 국내 펜션 밀집지역은 평창, 제주, 충남 안면도, 경기 가평 등. 그중에서도 평창은 펜션이 150여개로 객실 수도 700여실에 달해 방 구하기가 수월할 듯했다.

또 이 지역은 계곡과 바다가 가까워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한적한 펜션에 있다보면 자칫 지루해할 수 있는 아이들을 배려한 셈이다.

펜션 물색을 위해 인터넷에 들어갔다. 웬만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펜션’을 치고 검색하면 관련 사이트들이 죽 뜨기 때문에 일단 찾아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요즘에는 렛츠고펜션, 휴펜션, 비앤비 등 펜션 포털사이트들이 있어 가맹점 펜션을 지역별로 정리해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박씨는 검색 도중 뜻밖의 문제에 부딪혔다. 펜션이 너무 많은 데다 저마다 자랑 일색이어서 ‘옥석(玉石)’을 가려내기가 힘들었던 것. 최근 펜션 바람이 불면서 시설은 민박수준이면서도 간판만 펜션으로 바꿔 단 곳이 많다는 점도 염려스러웠다.

박씨는 주변 사람들의 충고대로 각 펜션 사이트의 이용후기를 뒤져보았다. 이용후기는 고객들이 펜션을 이용하고 느낀 점을 솔직히 적어 놓는 난. 대부분 ‘좋았다’ ‘고마웠다’는 내용이지만 개중에는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있어 펜션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준비물은 최소한 간단히=펜션은 콘도처럼 취사도구가 잘 갖춰져 있어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 또 대부분의 펜션은 텃밭을 이용해 상추, 고추 등 무공해 작물을 키우기 때문에 마음껏 따 먹을 수도 있다. 펜션 이용의 가장 큰 즐거움은 저녁 바비큐 파티이므로 식구 수에 맞춰 고기를 재워 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 마저도 펜션에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간단한 옷가방만 들고 떠나도 부담이 없다.

박항수씨의 여름휴가 준비는 이렇게 한나절 만에 끝났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Pension 10계명▼

①예약은 필수=펜션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는 펜션이 많아졌다. 특히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최소 한 달 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기본.

②입실 시간 엄수=펜션 입실 시간은 통상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늦게 도착하면 예약 없이 찾아온 사람에게 펜션이 배정될 수도있는 도착이 늦어질 것 같으면 미리 연락을 하는 것이 좋다.

③부가 서비스도 미리 예약해야=대부분 펜션은 바비큐 설비를 일정 사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만큼 예약할 때 미리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다. 주말이나 휴가철에 손님이 많으면 이용할 바비큐 설비가 없어질 수도 있다.

④애완견 동행 여부도 알려야=최근 들어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애완견 전용 샤워 부스 등을 제공하는 고급 펜션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펜션들은 애완견을 실내에 두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예약 때 애완견을 데려갈 수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⑤인터넷으로 요금 비교를=일부 펜션 운영자들이 휴가철이나 주말에 바가지요금을 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펜션 요금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⑥주중에는 칙사 대접=펜션은 주로 주말에 이용객이 몰리기 때문에 주중에 이용하면 훨씬 조용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요금도 주말에 비해 10∼20% 할인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⑦픽업 서비스도 미리 확인해야=펜션은 대부분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승용차 없이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펜션 주인에게 픽업이 가능한지를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⑧음식은 미리 준비해야=펜션은 대부분 관광지에 있기 때문에 고기나 야채 등 먹거리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펜션으로 출발하기 전에 할인점 등에서 식료품을 사가는 것도 여행 경비를 줄이는 방법.

⑨주변 관광지도 미리 챙겨봐야=펜션에서만 지내면 지루할 수 있다.인터넷을 통해 펜션 인근에 있는 관광지 정보를 미리 알아놓으면 훨씬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⑩해약은 빨리 연락해야=갑작스런 일 때문에 펜션 예약을 해약해야할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연락을 취해야 한다.사전 통지 없이 펑크를 내면 이용료를 환불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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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