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대선 패배 후 반년 만인 30일 최병렬(崔秉烈) 대표-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의 새로운 ‘트로이카 체제’를 출범시켰다.
특히 최 대표 선출 이후 ‘당의 보수화’를 우려하던 목소리가 많았으나 당내에서 비교적 ‘개혁성향’으로 분류되는 홍 총무가 원내총무로 선출됨으로써 ‘보-혁 보완체제’가 갖춰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 대표가 경남 산청, 홍 총무가 경북 영주, 이 의장이 경남 거창 출신으로 세 명 모두 영남 출신에 60대여서 ‘영남당+경로당’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김덕룡(金德龍) 의원의 출마설로 한때 당내 갈등조짐까지 보이던 원내총무 경선은 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각 후보들은 중앙당 대강당 뒤편에 마련된 투표소 입구까지 나가 투표하려는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결선투표에서 홍 의원이 투표의원 145명 중 82표를 얻어 안 의원(61표)을 21표차로 눌렀다. 이에 앞서 143명이 참석한 1차 투표에선 홍 의원이 52표, 안 의원이 39표, 임인배(林仁培) 의원이 31표, 박주천(朴柱千) 의원이 18표를 얻었다. 3표는 무효로 처리됐다.
원외 지구당위원장들까지 참석한 정책위의장 선출에선 이강두 의원이 241명 중 91표를 얻어 당선됐다. 2위를 한 전용원(田瑢源) 의원이 79표,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28표, 김만제(金滿堤) 의원은 24표, 김용균(金容鈞) 의원은 18표에 그쳤고 무효 1표였다.
한편 이날 투표에는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이부영(李富榮) 김부겸(金富謙) 김영춘(金榮春) 이우재(李祐在)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프로필▼
▷홍사덕 원내총무
언론계 출신의 5선 정치인. 여당 의원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97년 김영삼 정권 때는 무소속으로 정무1장관을 맡아 대선을 관리할 만큼 ‘정치판의 리베로’로 통한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땐 서울시장에 도전하다 이명박 후보(현 시장)가 불공정 경선을 한다며 중도포기하기도 했다.
△경북 영주(60) △서울대 외교학과 △중앙일보 기자 △신민당 대변인 △정무1장관 △국회부의장
▷이강두 정책위의장
임명직에 이어 선출직 정책위의장까지 맡게 된 당내 경제통. 주소련 초대 경제공사를 지낸 경제관료 출신으로 14대 국회의원이 된 뒤 내리 3선했다. 합리적이고 소탈한 성격이라 정치권내에 적이 없는 인물로 통한다.
△경남 거창(66) △고려대 정외과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 △당 예결특위위원장, 정책위의장 △국회 정무위원장 △14, 15, 16대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