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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종합]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평창-무주 다시 맞서나

입력 | 2003-07-03 18:08:00


‘평창이냐, 무주냐’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제2의 국내 유치전쟁’이 일어날 조짐이다.

강현욱 전북지사는 3일 “평창의 2010동계올림픽 유치실패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지난해 전북-강원도의 합의 내용에 따라 전북 무주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또 김진선 강원지사는 2일 체코 프라하에서 “대회 유치엔 실패했지만 53표나 획득한 것은 성공이다. 이번 실패를 발판삼아 4년 뒤 반드시 유치권을 따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때 벌어졌던 강원 평창-전북 무주간의 국내유치전쟁이 재현되는 상황이다. 국내 유치도시간의 소모전은 이번 유치 실패 원인 중 하나. 국내 유치도시가 개최지 결정투표를 불과 1년여 남겨놓은 지난해 5월말에야 결정되는 바람에 해외 홍보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평창과 무주가 국내 유치를 놓고 팽팽히 맞선 지난해 5월29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임시총회를 열고 ‘평창-무주 분산 유치’를 ‘평창 단독 유치’로 변경하는 대신 2014년 동계올림픽을 국내에서 다시 유치할 경우 우선권을 무주에 주기로 결정했다.

김진선 지사도 “전북이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신청에 우선권을 가지며 이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법적, 사실적 쟁송 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했다.

전북이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서겠다는 것은 여기에 근거한 것. 약속대로라면 전북이 나서는 게 순리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럴 경우 평창이 지금까지 쌓아온 여러 이점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낮은 인지도로 고생했던 평창의 전철을 다시 밟아야 한다.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이번 IOC 총회에서 평창이라는 이름을 충분히 알렸으니 2014년 대회 유치에 나서면 지금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수월하게 개최권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의 장웅 IOC위원도 “동계올림픽 개최명분은 평창이 으뜸이다. 여기에 IOC로부터 대회 개최 능력까지 인정받았기 때문에 다음 유치전에는 평창을 따라올 도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지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합의는 지켜져야 하며 만반의 준비를 통해 반드시 유치에 성공하겠다. 해체됐던 유치위원회를 다시 조직하겠다“다고 밝히는 등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