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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스타포커스]MVP 최진택 “내 생애 최고의 날”

입력 | 2003-07-04 16:53:00


‘소리없이 강하다.’

신일고 1번타자 최진택(18·3학년)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표현이 있을까.

최진택이 고교야구 최고권위의 제5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 돼 그동안 자신의 진가를 못 알아본 야구관계자들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최진택은 4일 천안북일고와의 결승전에서 5대5 동점이던 8회말 1사 1-3루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안타를 친 구질은 바깥쪽 체인지업. 투스트라이크를 먹을 때 까지 무조건 변화구를 기다렸던게 적중했다.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포함 이번 대회 성적은 19타수 10안타로 타율 0.526에 4타점. MVP와 함께 최다안타상까지 받아 2관왕이 됐다.

“내 생애 최고의 날입니다. 이 기쁨을 어떻게 한마디 말로 표현할수 있겠어요.”

최진택은 초등학교 5학년때 야구를 시작한 이래 이번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주목을 받았다. 타격 성적이나 팀 공헌도는 항상 팀내에서 최고를 다툴 정도로 좋았지만 동급생인 임훈이나 나지완처럼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홈런타자도 아닌데다가 수비위치도 2루라 눈에 잘 안띄었기 때문.

하지만 장호연 감독은 최진택의 실력을 아주 높게 평가했다.

“팀내에서 가장 정확한 타자다. 확 드러나는 선수는 아니지만 작전 수행능력도 좋고 수비도 안정됐다. 왜 이런 선수를 몰라보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최진택은 지난 겨울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장감독의 부탁으로 함께 훈련에 참가했던 ‘국민타자’ 이승엽으로부터 타격시 하체쓰는 법을, LG트윈스의 ‘꾀돌이’ 유지현으로부터 수비할 때 풋워크와 글러브질 요령을 전수 받은 뒤 기량이 부쩍 늘었다.

올해 졸업반인 최진택은 프로지명을 못받았다. 일단 대학에 진학해 기량을 가다듬은 뒤 프로문을 다시 두드릴 계획. 프로에 진출하면 꾸준히 3할을 치는 ‘컴퓨터 타자’가 폭표.

올초 슬럼프에 빠져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어머니의 설득으로 다시 훈련에 열중해 오늘의 결과를 얻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