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노조의 파업에 농민들이 엄격한 ‘법과 원칙’을 집행해 주목을 끌고 있다.
4일 농림부에 따르면 경남 사천시에 있는 사남·정동·서포농협 출자조합원(농민)들은 지난달 26일과 27일 비상총회를 열고 이들 3개 지역농협 노조의 파업에 맞서 이달 1일자로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노조에 맞서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다.
지역농협의 실질적인 주인인 농민들이 이처럼 초(超)강경수를 둔 까닭은 노조가 농촌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채 ‘내 몫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지역농협 노조원 50명은 지난달 단체협상에서 △노조 사무실 제공 △조합원 교육비 지원 △노조 전임자 1명 상근 배치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농협측이 어려운 재정 상태를 들어 거부하자 지난달 21일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가뜩이나 바쁜 농번기에 농협 직원들이 한가하게 파업을 할 수 있느냐”며 아예 농협을 해체하자는 의견까지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포 농협 김동주 조합장은 “농민들이 출자해 만든 기관인 농협의 직원들이 농민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느냐”며 “지금도 농협 수익 대부분이 직원 월급으로 쓰이는 데 여기에 노조 전임자까지 허용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이에 대해 정동 농협 최운경 노조 분회장은 “사태가 악화된 것은 농협 조합장이 직접 대화에 응하지 않고 농민들을 선동해 노조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