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초청으로 열린 북한 인권토론회에 참석,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김경제기자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黃長燁)씨가 4일 “96년 김정일(金正日)과 전병호(군수담당비서)로부터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황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황장엽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 초청 탈북자 및 북한 인권문제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96년 여름 파키스탄과 우라늄 235를 만드는 계약을 했으며, 91년인가 92년 지하핵실험을 하기로 다 준비해 놓고 군수공업부에서 김정일에게 보고했다”고 말한 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얼마나 만들었는지, 몇 개가 있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북한이 설령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사용하지 못할 것이며 한반도에 미군이 존재하는 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철저한 개인 이기주의자’로 규정한 뒤 “북한 사람들의 동향을 보면 주민 60% 이상이 전쟁을 원하지만 핵무기를 사용하면 망하는데 김정일이 이판사판 해보자는 식으로 나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일성도 생전에 ‘서울에 미군이 있는 한 전쟁을 못한다’는 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북한에서의 군부 쿠데타 가능성에 대해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의) 큰형이 3군단장으로 수도방위를 맡고 있고 둘째형이 군단장급으로 군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곳곳에 김정일의 사람을 박아 놔 쿠데타는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김정일 체제가 붕괴될 경우 누가 후계자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김정남(김정일의 장남)을 2인자로 알고 있지만 실제 2인자는 장성택이다”고 밝혀 장성택의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그는 또 “김정남(김정일의 장남)이 2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2인자는 장성택이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특히 중국을 통해 북한이 현 체제를 포기하고 중국식 개혁개방으로 가도록 이끌어내야 한다”며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의 수령체제는 3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