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의 전통명문 부천 SK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부천은 5일 열린 삼성하우젠 2003 K리그 수원 삼성전에서도 1-2로 역전패, 올 시즌 치른 19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5무14패의 참담한 성적이다. 82년 창단해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전통의 명문으로 이름을 날렸던 과거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부천의 몰락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곪았던 상처들이 한꺼번에 터진 결과라는 것.
우선 눈앞 이익에 눈먼 구단 운영. 부천은 구단에도 ‘경제논리’가 필요하다며 좋은 선수들을 팔아 싼 선수를 쓰는 정책을 폈다. 이에 따라 윤정환(99년) 강철(2000년) 이을용(2001년) 이임생 김기동 박철(이상 2003년) 등 부천의 알짜들이 속속 팔려 나갔다.
이렇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올 리 만무. 그런데도 부천은 2000년부터 매년 한번씩 감독을 교체하며 책임을 감독에 떠넘기고 있다. 2001년 8월 조윤환 감독(현 전북 현대 모터스)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떠났다. 이듬해 8월엔 최윤겸 현 대전 시티즌 감독을 경질했다. 올 5월엔 터키 출신 트나즈 트르만 감독을 내보내고 하재훈 수석코치 체제로 이어가고 있다.
반면 부천에서 나온 조윤환 감독과 최윤겸 감독은 현 소속팀에서 지도력을 발휘해 프로그라운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제발 이임생과 김기동만은 잡아야한다”고 말했던 트라판 전 감독의 요구를 묵살하는 등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언로가 차단된 것도 문제.
결국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젖었다. 이을용 등 부천을 떠난 선수들이 “다시 부천으론 안간다”고 버티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 축구전문가는 “정작 더 큰 문제는 구단이 이 같은 문제점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