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용학의원 “김운용위원 4월 출마 선언…IOC회원들에 지지 부탁 편지 ”

입력 | 2003-07-07 18:52:00

‘김운용 평창 유치 방해’ 의혹을 최초로 폭로했던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이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김운용(金雲龍)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2010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방해’를 처음 주장했던 한나라당 김용학(金龍學) 의원은 7일 “평창 유치가 실패한 뒤 IOC 부위원장 출마결정을 했다는 김 위원의 말은 거짓이다. 김 위원은 이미 4월 하순 이전에 부위원장 출마 선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김 위원은 노르웨이 예르하르 헤이베르그 위원이 부위원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나도) 부위원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동료 IOC 위원들에게 발송했다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보도한 독일의 인터넷 매체인 ‘스포츠인테른’ 4월 30일자를 증거로 제시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 위원도 기자회견에서 “IOC 내부의 세력 탐색과 반대 세력 견제를 위해 로게 위원장과의 상의를 거쳐 서한을 띄운 것이다”며 서한을 보낸 사실은 시인했다.

그는 “IOC 부위원장을 하라는 권유가 많았고, 일부 외신이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외신까지 내가 책임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0 평창동계올림픽유치 방해와 관련한 김운용 위원의 언행에 관한 의견’이란 자료를 배포했다.

김 의원이 자료를 통해 밝힌 김 위원의 유치방해 행위 사례는 5월 마드리드 IOC 집행위원회에서 “평창은 2014년, 밴쿠버는 2010년”이라고 한 발언, 유치위의 문동호 위원에게 “평창은 되지도 않을 텐데 뭐 하러 왔나”라고 한 발언 등이다.

김 의원은 김 위원이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 로비에 수많은 IOC 위원이 있었지만 이들과 사진만 찍고 별다른 접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그러나 김 의원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내 할 일은 다했다. 남은 진상규명은 정치권 밖에서 해주길 바란다”며 이 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국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민주당 간사인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김 위원이‘평창은 준비가 덜 됐다. 2014년에 유치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는지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 사실이라면 김 위원은 모든 공직으로부터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이 주장하는 김운용 위원의 평창 유치 관련 발언“평창은 너무 늦게 시작했고 지명도가 떨어진다. 2014년에 하면 된다.”(2003.4 국회 의원회관 내 사우나에서 김용학 의원에게)
“다른 나라들 다 재수했다. 당연히 될 것처럼 하지말고 평창도 재수에 대비하면 좋겠다.”(2003.4.30 국회 동계올림픽 유치특위에서)
“평창은 2014년, 밴쿠버 2010년.” (2003.5.15 마드리드 IOC집행위원회에서)
“시드니, 베이징, 아테네 모두 재수, 2014년에 좋은 결과 올 것.”(2003.6.26 국내 모 언론보도)
“평창은 되지도 않을 텐데 뭐 하러 왔나.” (2003.7 체코 프라하에서 유치위의 문동호 위원에게)
“(유치위가) 쓸데없는 엉뚱한 짓이나 하고 다닌다. 2010년에 안 되면 2014년에 하면 되는 것 아니냐.”(2003.7 프라하에서 김학원 의원에게)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