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 델타 삼각주 지역의 밀림속을 작은 배로 여행 중인 한국인 여행자들.호치민·하노이(베트남)〓박선홍기자
거리를 온통 뒤덮은 오토바이 무리. 베트남의 첫 모습은 이렇듯 역동적이다. 80년대 중반 시작된 도이 모이(쇄신 정책). 이후 오토바이는 성장의 상징, 거리의 질주는 발전의 원동력으로 비춰지고 있다.
‘강남 어린이 집’ ‘롯데 마그넷’ ‘노송 가구’…. 거리의 국산 중고차에 쓰인 한글 상호. 지우지 않는 것 자체가 ‘한국’에 대한 호감의 징표다. 한국은 ‘가고 싶은 나라’ ‘따라잡아야 할 나라’로 자리매김된 지 오래다. ‘유리 구두’ ‘겨울 연가’ 같은 TV 드라마가 방영되는 날 저녁은 거리가 한산할 정도다.
한국에서는 아직 ‘사이공’이라는 옛 이름로 불리는 이 곳 ‘호치민’. 인구 700만 명의 베트남 최대 도시다. 고층 빌딩과 도심 거리의 한국 등 외국 브랜드의 간판.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임을 잊게 된다. 1986년 도이 모이로 시작된 개방의 물결. 경제 사정은 가구당 오토바이를 1대이상 보유할 정도로 호전 됐다.
베트남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 이발소.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 미얀마 라오스 타이 국경선을 이루다 캄보디아를 지나 베트남을 통해 남중국해로 흘러드는 장장 4350km의 메콩 강. 하구 쪽 메콩 델타(삼각주)는 호치민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다. 미토에서 배를 타고 시작한 메콩 델타 투어. 농(삿갓 모양의 전통 모자)을 쓰고 조각배에 올라 울창한 열대 수림을 지난다. 열대 과일 농장에 들러 과일을 직접 따보기도 한다.
남북 종단 거리가 무려 2000km나 되는 긴 나라 베트남. 남부의 호치민과 북부의 하노이(수도)는 항공기로 2시간 비행 거리(1750km)다. 잘 살펴보면 사람 생김새도 약간 차이가 난다. 남남북녀는 여기서도 통한다.
거리에 나가면 볼 것이 많다. 수상 인형 극장, 재래시장, 노점상 등등. 과일과 튀김, 생고기, 야채 등 음식물들이다. 바딘 광장엔 프랑스 식민지 치하에서 독립 전쟁을 일으켜 사회주의 국가를 건립한 국부(國父) 호치민의 기념관이 있다. 1시간쯤 떨어진 바짱은 도자기 마을. 그러나 하노이에서 최고의 명소는 하롱 베이(灣)다.
하노이로부터 180km 떨어진 바닷가. 기기묘묘한 3000여개의 바위섬이 만에 갇힌 바다의 수면을 수놓고 있다. 그 특이한 자연은 세계 유산(World Heritage·유네스코)으로 지정된 지 오래. 페리 투어는 5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 침묵의 바다, 돌과 물의 조화는 인간의 왜소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 첫 사스 청정 국가
베트남은 사스 발생 국가(30여 개) 중 지난 4월 말 사스를 가장 먼저 퇴치한 곳. 베트남 관광청 웬 귀 프엉 부국장은 “사스로 한국 관광객이 90% 가량 줄었지만 곧 예전 기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시내버스 1300대 수입 등으로 대중교통 체계도 개선 중”이라면서 “준비 중인 ‘5일 체류 노 비자’가 시행되면 베트남을 경유한 캄보디아(앙코르와트 유적)’ 여행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여행 정보
◇항공(직항) △인천↔호치민(탄손나트 공항)=대한항공 주 7회, 아시아나 주 5회, 베트남항공 주 3회. △인천↔하노이(노이바이 공항)= 대한항공 주 6회, 베트남항공 주 4회. △비행시간=4시간 30분소요. △공항=호치민은 8km, 하노이는 48km.
◇물가 △통화=동(Dong). 미화 1달러=1만5000동 안팎. △가격=택시 기본요금은 6000동(미화 75센트). 식사는 5000동 내외. △팁=1달러면 OK.
◇주의 사항 ①소매치기=소매치기 수법은 예술의 경지. 청바지 앞주머니의 현금 1200달러(미화)를 털린 사례를 보자. 초등학생 대여섯 명이 자전거를 밀면서 비좁은 길의 행인 사이를 마구잡이로 비집고 들어와 바퀴로 발등을 밟는다. 짜증난 관광객이 아이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찰나 아이들의 손은 동시에 주머니 네 개로 들어간다. 신고를 해도 경찰 조사는 건성이다. ②바가지=택시가 심한 편. 미터기 달린 공항 택시나 ‘VINA’ 택시를 탄다. 시크로(Cyclo·자전거를 개조한 인력거) 역시 탑승 전 가격 흥정은 필수.
◇패키지 상품=호성투어(02-319-2511), 굿모닝베트남(02-739-6153), 트랜스아시아(02-730-3008), 우리에이전시(02-775-8053).
호치민·하노이(베트남)〓박선홍기자 su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