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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쌍둥이 사망 표정]이란은 지금 '눈물 바다'

입력 | 2003-07-09 19:05:00


이란의 샴쌍둥이 자매가 분리 수술 직후 숨졌다는 소식에 이란은 물론 외국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S R 나산 싱가포르 대통령은 8일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쌍둥이 자매는 놀라운 불굴의 정신과 낙관주의, 쾌활함으로 도전에 맞서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다”며 조의를 표했다.

그러나 가족들과 의료윤리 전문가들은 전례가 없는 수술을 감행해야 했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성인이 된 샴쌍둥이의 분리 수술은 사상 처음이었다.

쌍둥이가 태어난 직후 입양한 양부는 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험이 예측된 수술을 하기로 한 딸들과 싱가포르 의사들의 결정에 대해 비통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도 의사로서 이미 이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자매가 14세이던 1988년 같은 수술을 검토했다가 위험성 때문에 거절했던 독일 의사는 8일 “이 수술이 시도됐다는 것에 놀랐다”며 “나는 자매의 수술 후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수술을 담당했던 싱가포르 의료진은 “52시간 계속됐던 수술 과정 중후반 한 시점에서 수술을 멈추고 자매들의 뜻을 확인했는데, 그들은 분리수술 의사를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AP통신은 9일 일부 윤리학자들이 30명에 달하는 전문가들이 상당한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환자가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도 희망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정당성이 확보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부 의료윤리학자들은 “환자의 동의가 수술에 충분조건은 되지 못하며 전문가들은 수술이 안전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윤리학자들은 “이 같은 문제를 ‘순수한 도덕적 딜레마’라고 부르는데 딜레마란 무엇이 옳은 일인지 명백한 해답이 없어 사람들마다 다른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샴쌍둥이는 분리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란성 쌍둥이 배아가 분리과정이 중지되면서 태아가 그대로 자라 출생하게 된다. 샴쌍둥이 출생률은 10만∼20만명에 1명꼴이며 여아 75%, 남아25%로 여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