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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피노키오' ‘쉰한살의 피노키오’도 유혹에 빠진다

입력 | 2003-07-10 18:16:00

로베르토 베니니가 각본 감독 주연 등 1인 3역을 맡은 영화 ‘피노키오’. 사진제공 영화인


널리 알려진 동화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 ‘피노키오 (Pinocchio)’는 자기 도취에 빠진 영화인의 판단착오가 얼마나 황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같다.

이 영화는 ‘인생은 아름다워’로 1999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이탈리아 코미디 배우 로베르토 베니니가 각본 감독 주연을 맡았다. 어린이용 가족 영화라기보다 기괴한 엽기 코미디로 여기고 보는 게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통나무 한개가 동네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통통 뛰어 목수 제페토 (카를로 기우페레)를 찾아온다. 자식이 없는 제페토는 통나무를 깎아 인형을 만들고, 이 인형이 말을 하기 시작하자 이름을 피노키오(로베르토 베니니)라 지어주고 아들로 삼는다. 말썽장이인 피노키오는 착한 일을 하면 진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요정(니콜레타 브라스치)의 말을 따르려고 다짐하지만 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로베르토 베니니는 원작에 충실해 영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도는 제쳐두고, 이마에 주름이 선명하고 머리가 벗겨진 51세의 로베르토 베니니가 피노키오를 귀여운 척 뛰어다니는 모습 자체가 ‘엽기’다. 더구나 요정은 그의 아내로 ‘인생은 아름다워’에 함께 출연했던 니콜레타 브라스치. 자기도취도 이 정도면 중증이다. 전체 관람가. 16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