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올 2·4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크게 악화하고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올 3·4분기에는 그 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13일 증권가 실적 전망 집계기관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4개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올 2·4분기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의 평균은 매출 9조8514억원, 영업이익 1조3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4분기 실적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0.9%, 29.1% 감소하고, 직전분기인 올 1·4분기 기준으로 매출액은 2.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9% 줄어든 규모다.
이 같은 추정치가 맞아떨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4분기를 정점으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하지만 14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 3·4분기에는 모든 실적 지표가 전분기인 올 2·4분기보다 개선되고, 특히 매출액은 전년 동기 수준을 능가하는 극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엔가이드는 "증권가의 이같은 실적 전망은 연초에 제기됐던 '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 시나리오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나타내며 다만 상반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나빴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5월 하순 30만원선에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를 두 달도 안 돼 40만원선 문턱까지 끌어올린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는 올 3·4분기 실적 회복을 겨냥한 선취매로 해석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는 "올 2·4분기 실적 추정치는 삼성전자 주가가 40만원선이었던 2000년 중반 및 2002년 초반의 실적 수준에 못 미친다"면서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대한 외국인들의 기대가 국내 투자자들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