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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올림픽팀-아인트호벤 2-2 비겨

입력 | 2003-07-14 22:55:00

후반 5분 첫 골을 터뜨린 올림픽팀의 정조국이 유니폼 상의를 걷어 올리는 독특한 골 세리머니를 펼치며 환호하고 있다.대구=연합


90분간의 공방이 끝나자 3만7821명의 관중은 양팀 모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14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올림픽대표팀과 네덜란드 프로리그 챔피언 PSV 아인트호벤의 평가전. 2-2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아니, 두 팀이 모두 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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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트호벤은 지난해 한국의 월드컵 4강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팀. 또 월드컵 태극전사 이영표와 박지성이 몸담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장내 스피커에서 이영표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이 호명되자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올림픽팀 선수들이 공격할 때는 물론 이영표와 박지성이 볼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은 함성으로 요동쳤다.

경기 또한 격렬했다. “축구엔 오직 승리만 있을 뿐”이라던 히딩크 감독의 말대로 양 팀 선수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뜨거운 대결을 벌였다. 안양 LG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영표와 최태욱(안양)은 오른쪽 사이드에서 수비수와 공격수로 번번이 맞닥뜨려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날 경기는 보기 드문 명승부. 첫 골의 주인공은 ‘차세대 스트라이커’ 정조국(안양)이었다. 김동현(한양대) 대신 투입된 정조국은 후반 시작 5분 만에 첫 골을 터뜨려 달구벌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최태욱이 살짝 밀어준 볼을 왼발슛, 오른쪽 골네트를 가른 것. 청소년대표팀은 물론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최고 ‘킬러’로 불리는 정조국다운 통렬한 골이었다.

아인트호벤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7분 뒤 지난 시즌 득점왕(35골) 마테야 케즈만이 레안드로 봄핌의 패스를 가볍게 발리슛으로 차 넣어 1-1.

한국은 후반 31분 김정우의 30m짜리 장거리슛으로 다시 주도권을 잡았지만 1분 뒤 한국 수비진의 어이없는 패스를 가로챈 케즈만이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동점골을 작렬시켰다. 양 팀을 이후에도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지만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엔 안양의 공격수 조원광(17)이 아인트호벤 선수로 뛰어 관심을 모았다. 조원광은 현재 아인트호벤의 입단 테스트를 받고 있는 중. 큰 키(1m83)에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그는 히딩크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는 유망주다.

대구=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