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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포츠]‘초인’ 암스트롱 “5연패 질주 거칠것 없다”

입력 | 2003-07-15 17:49:00



암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표본’ 랜스 암스트롱(31·미국)이 지옥의 레이스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프랑스 도로일주 사이클대회)‘ 5연패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암스트롱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가프의 산악구간(184.5km)에서 열린 제 9구간 경기에서 사고 위기를 넘기며 2개 구간째 종합 1위를 지켰다. 암스트롱은 결승지점을 4km 남겨둔 급경사에서 바로 앞서가던 호세바 벨로키(스페인)가 넘어지는 바람에 그와 충돌할 뻔 했으나 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이 사고로 지난 대회 2위이며 암스트롱의 최대경쟁자인 벨로키는 오른쪽 다리와 손목이 부러져 남은 레이스를 포기했다.

암스트롱은 이날 현재 종합 40시간15분26초의 기록으로 2위 카자흐스탄의 알렉산드레 비노코로프에 21초 차로 앞서 있다.

암스트롱은 전날 살랑시-알프뒤에 산악구간(219km)에서 열린 제 8구간 경기에서 이번대회 처음으로 종합선두에 나서며 ‘노란 셔츠(Yellow Jersey)’를 입었다. 투르 드 프랑스에서는 전통적으로 선두만 노란 셔츠를 입을 수 있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투르 드 프랑스는 서울∼부산을 네 번 왕복하는 거리인 3427.5km를 23일 동안 달려야 하는 ‘지옥의 레이스’. 해발 2000m가 넘는 피레네, 알프스 산맥을 넘고 섭씨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 프랑스 평원을 누비다 보면 선수들의 몸무게가 5kg 이상 빠지는 것이 보통이다.

6일 시작한 올해 대회는 1903년 1회 대회와 같은 코스로 모두 20개 구간이며 28일까지 진행된다.

암스트롱이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면 대회 5연패 타이기록을 세운다. 지금까지 대회 5연패는 91년부터 95년까지 우승했던 미구엘 인두라인(스페인)뿐.

‘사이클의 초인’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암스트롱이 자신의 고환암을 안 것은 25세가 되던 96년 10월. 암세포는 이미 폐와 뇌까지 전이된 상태여서 생존율은 40%에 불과했다.

그러나 암스트롱은 머리카락이 빠지고 구토가 치미는 항암치료를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며 2년여 만에 다시 사이클의 페달을 밟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99년 ‘투르 드 프랑스’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암을 정복한 암스트롱이 올해도 끝까지 노란 셔츠를 입고 투르 드 프랑스를 제패해 5연패의 ‘인간승리’를 거둘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