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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피플]LA골프大 노순철 학장

입력 | 2003-07-17 17:30:00

안식기간을 맞아 고국에서 골프를 지도하는 노순철씨. 김종석기자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호칭을 써야 할지 잠시 생각해야 했다.

전문대학의 최고경영자이니 학장이라 할 수 있고, 골프를 가르치니 프로라고 붙일 수도 있었다. 아님 대학 강단에 오르니 교수도 되고…. 그래서 직접 물어 봤다. “어떤 직함이 좋으세요?”

“프로보다는 ‘선생님’ 소리를 들을 때 뿌듯합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인가를 받은 LA골프대학(www.LAGolfCollege.com)을 2001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노순철씨(42·미국명 숀 로·seanrho@pga.com). 다양한 직함이 말해주듯 오랜 골프 경력을 갖춘 그는 98년 미국 프로골프협회(PGA)가 공인하는 인스트럭터 자격증을 땄으며 99년부터 2년간 한국인 최초로 미국대학(Harbor college) 골프 팀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올해 안식기간을 맞아 귀국해 골프 전도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모교 서울대에서 한 학기동안 골프를 가르친데 이어 이화여대에서도 강단에 섰다. 이번 주에는 국가대표선수를 대상으로 클리닉을 열었고 15,16일에는 주말골퍼에게 무료 레슨을 했다.

골프를 처음 접하는 초보 학생부터 구력 수십년의 주말골퍼, 거기에 타이거 우즈를 꿈꾸는 선수들까지.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노씨는 10년 넘는 지도경험을 바탕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줘 호평을 받았다.

“골프는 예술입니다. 어떤 스탠더드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개인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골프 레슨을 강조한다. 스윙 이론의 적용도 사람마다 달라야 한다는 것.

80년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노씨는 같은 과 교수였던 아버지(노희덕 서울대 명예교수)의 영향으로 골프에 관심을 가졌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운동의 동작분석’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딴 그는 공군사관학교에서 4년 동안 골프 교관을 지냈다. 대학 4학년 때는 휴일마다 한 수레 분량의 연습공을 때렸으며 공사 교관 시절엔 오전에 9홀을 돌고 출근한 뒤 퇴근 후 9홀을 또 돌 만큼 골프에 푹 빠졌다. 서울 신구중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 여자프로골퍼 박지은을 가르친 적도 있다.

본격적인 골프 공부를 위해 93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PGA 미니투어 선수로 한 동안 고생한 끝에 지도자로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중국 베이징에 골프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커리큘럼도 판매할 계획. 골프에 미쳐 결혼도 미뤘다는 노순철씨는 11월 늦장가를 간다. “골프와 결혼한 줄 알았는데 인연이란 알 수 없나 봅니다. 물론 골프 칠 줄 아는 사람이지요.”

골프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의 다부진 얼굴에서 처음으로 멋쩍은 미소가 흘러나왔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