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에서도 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유리알 지갑’ 직장인들은 소득을 줄여 신고하는 자영업자에 비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업장 가입자들의 소득이 지역 가입자들에게 넘어가는 불공평성을 줄이기 위해 연금 지급시스템을 지역과 사업장으로 분리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조세연구원은 17일 내놓은 ‘국민연금제도의 가입자간 형평성 제고방안’ 보고서에서 지역가입자들이 20% 정도 자신의 소득을 줄여 신고해 자신이 내는 돈보다 50%정도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제도에서 2004년부터 40년간 가입된 평균적 지역가입자들은 자신이 낸 연금에 비해 받을 수 있는 연금의 비율(수익비)이 평균 1.96배다. 즉 낸 돈의 2배 가까이를 나중에 받아간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1.44배는 연금제도운용에 따른 정당한 것이지만 나머지 0.52배는 소득을 줄여서 신고한 부가혜택이다.
반면 사업장 가입자들의 연금 수익비는 평균 1.51배였다.
보험료율을 2030년까지 현행 9%에서 15.85%까지 높이는 개선방안을 적용하더라도 지역가입자의 수익비는 1.21배로 이 경우에도 자신이 낸 기여금보다 21%나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반면 사업장 가입자의 수익비는 0.93으로 자신이 낸 기여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병목(全柄睦) 조세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현재의 국민연금제도에서도 지역가입자들이 사업장 근로자들보다 유리한데 앞으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근로자들의 소득이 지역 가입자들에게 이전된다”며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