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프랑스 도로일주 사이클대회)’ 5연패를 노리는 랜스 암스트롱(31·미국)의 또 다른 별명은 ‘인간 기관차’.
1996년 생존율 40%에 불과한 고환암 판정을 받았지만 불과 3년 뒤인 9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대 젊은 선수들도 체력이 떨어지는 대회 중반부터 오히려 페달 가속력을 높여 우승을 차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기적에 가까운 위업으로 암스트롱은 ‘비인기종목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올해 또 한번의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까?
18일 프랑스 나르본∼툴루즈의 11구간(153.5km) 경주에서 암스트롱은 29위에 머물렀다. 아직 종합성적에서 49시간16분37초로 2위 알렉산드레 비노코로프(29·카자흐스탄)에게 21초 앞서고 있지만 선두 유지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암스트롱 자신도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고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3주 동안 20구간으로 나누어 총 3427.5km를 달리는 이번 대회에서 11구간은 후반부 첫 번째 구간으로 예년 같으면 암스트롱이 독주를 시작할 때. 8구간에서 종합 1위로 올라와 선두만이 입을 수 있는 ‘노란 셔츠(Yellow Jersey)’를 이번 대회에서 처음 입은 암스트롱은 10구간에서 45위로 떨어지며 2위와 차이가 좁혀졌다. 암스트롱은 19일 개인 타임 트라이얼(48.5km) 경기에서 승부수를 띄울 예정. 도로경기와 달리 선수들이 시차를 두고 출발하는 이 경기에서 암스트롱은 지난 4년 동안 3차례나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개인 타임 트라이얼 1위에 올랐던 산티아고 브테로(콜롬비아)가 올해 60위 밖으로 밀려나 있고 지난해 종합 2위 호세바 벨로키(스페인)도 9구간에서 사고로 경기를 포기하는 등 라이벌들이 부진해 여건도 좋다.
미국팀의 장마리 르블랑 감독은 “암스트롱은 대회 중반 이후의 타임 트라이얼과 산악 구간경기에 강하기 때문에 종합우승은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