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주당은 내년부터 지급하는 국민연금 액수를 현재의 평균소득 60% 수준에서 55%로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연금지급액)이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1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 문제와 관련해 당정협의회를 가진 뒤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저부담-고급여 체계로 돼 있어 연금재정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 지급액을 현행 60%에서 50%로 낮출 것을 권고했지만 가입자의 반발 등을 고려해 5%포인트만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당정은 다만 기존 가입자가 올해까지 연금보험료를 낸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소급 적용하지 않고 기존 가입자가 내년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의 기간에만 조정된 소득대체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고무줄식’ 조정=복지부 산하 국민연금발전위는 4월 초 3가지 대안을 내놓았다. △소득대체율을 6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9.85%로 올리는 1안과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5.85% 인상의 2안 △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11.85%의 3안이었다.
복지부는 다수의 전문가들이 선호한 2안을 위주로 이날 당정 협의에 보고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소득대체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당 주변에서는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검토 요구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복지부는 50%안과 55%안을 놓고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한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 요구대로 될 것 같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20대∼40대 초반의 부담 2배로=소득대체율을 55%로 고정하면 2010∼2030년 20년간 보험료율은 모두 17.85% 올라야 한다는 게 국민연금연구센터의 잠정 계산이다. 2009년까지 유지되는 현행 보험료율이 9%이므로 거의 2배 가까운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보험료율 인상 효과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의 20대, 30대, 40대 초반에게 부담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 가입자의 경우는 사업주가 보험료 절반을 부담하기 때문에 경영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연금 재정상태와 국가경제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2008년에도 소득대체율을 추가 조정한다는 데 정부와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