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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본안 소송]“시화호보다 水質나빠질것” “억지주장”

입력 | 2003-07-18 18:47:00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 18일 열린 본안 소송의 최대 쟁점은 새만금호의 수질 문제였다.

이는 서울행정법원이 15일 새만금 공사를 중단하라며 집행정지 결정을 내릴 때 수질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비롯됐다. 법원은 당시 새만금 사업이 진척될 경우 담수호 수질이 농업용수 기준인 4급수를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었다. 현행 환경정책기본법에서는 1∼4급수만 농업용수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 법정은 전문가들이 공사 추진과 중단의 과학적 근거와 추론을 내세우며 대립해 ‘학술회의’ 같은 분위기였다.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 원고측은 이날 1999년 새만금 민관 공동조사위원회에서 수질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정욱(金丁勖·환경대학원장) 서울대교수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농림부측의 새만금호 수질 개선안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날 “새만금호는 시화호에 비해 주변인구는 1.3배, 돼지 사육량은 13배나 더 많고 하수도 누수율도 55%에 이르는 등 여건이 훨씬 열악하기 때문에 오염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99년 당시 위원회에서는 7가지의 수질관리 대책 시나리오를 만들고 새만금호의 수질을 예측해 봤으나 대부분 4급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김 교수는 또 “가까스로 4급수 하한선에 도달한 환경부 안 등 2가지 시나리오는 축산 분뇨를 90% 이상 감소시켜야 가능해 현실성이 없고, 그나마 10년 평균 강수량에 표층수의 오염 농도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등 기준 적용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측은 반대 심문을 통해 “김 교수는 새만금호의 오염이 필연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당시 위원회에는 새만금호의 4급수 유지가 가능하다고 전망한 위원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농림부측은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김 교수가 주장하는 대로 최악의 경우를 산정해 수질을 측정할 경우 우리나라 호수 중 4급수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호수는 한 곳도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시화호는 완공 즉시 담수화가 추진됐고 오염된 이후 뒤늦게 대안이 마련됐지만 새만금호는 완공 후 용수까지 10년 이상이 걸리고 각종 환경 기초 시설을 확충한 뒤 담수화가 실시될 계획이므로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농림부측은 다음번 속행 공판에 바트 슐츠 전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위원장과 허유만(許遺萬) 농어촌연구원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을 대거 증인으로 출석시킬 예정이어서 새만금 간척사업을 둘러싼 재판은 사상 유례없는 ‘수질학적 토론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