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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법원, 보강공사 결정 해석 엇갈려

입력 | 2003-07-19 01:23:00


법원이 새만금 간척사업의 보강공사를 전격 허용한 것은 고육책으로 보인다.

보강공사마저 중단된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즉 4호 방조제의 물막이 공사가 서둘러 진행되는 바람에 보강공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래나 작은 돌들이 해일이나 파도 등에 유실돼 큰 환경적 재해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농림부 관계자들은 말한다.

게다가 시기상 장마철인데다가 곧 이어 여름철 호우나 태풍마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계절적 요인 또한 보강공사를 허용하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재판부는 “집행정지 결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환경 피해 및 경제적 손실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 범위 내에서 필요한 보강공사를 허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해 농림부측은 사실상 집행정지 결정 이전에 해오던 공사를 그대로 재개시켜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집행정지 결정이 무의미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올해 공사 일정이 보강공사 이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공사 일정대로 맞춰 갈 수 있게 됐다”며 “오늘(18일) 저녁부터 부분적인 공사 재개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공사 재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당초 집행정지 결정은 본안 청구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적 물막이 공사’로 인해 해수 유통이 완전 차단될 경우 발생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강공사 허용이 집행정지 결정의 번복은 아님을 강조했다.

더욱이 2호 방조제의 2.7km 구간에 대한 추가적 물막이 공사의 진행은 금지됐지만 2호, 4호 방조제의 구체적인 보강공사의 허용 범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갈등 소지가 있다.

원고 대리인인 박태현 변호사는 “법원이 감시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설계도면이나 공정 관련 자료가 도착하는 대로 공사 현장을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