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려 연기하겠다”는 신인 탤런트 조안. 사진제공 SBS
“끔찍해. 그건 ‘여고 괴담’ 눈빛이잖아. 그 눈빛 좀 어떻게 해봐.”
다음달 2일 첫 방송되는 SBS 20부작 주말드라마 ‘첫 사랑’(토일 밤 9·45)의 주연을 차지한 신인 탤런트 조안(20)은 최윤석 PD로부터 이런 꾸지람을 듣는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대학 조소과 교수 이준희(신성우)와 사랑의 열병에 빠지는 제자 오희수 역을 맡은 그는 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에서 ‘엽기 뚱녀’ 역할을 맡았을 때의 ‘소심하고 한 맺히고 더러운’ 눈빛을 버리지 못해 고민이다. 유부남인 이준희에게 부나비처럼 뛰어 들어 그 아내인 조경학과 교수 윤서경(김지수)과 연적이 되는 오수희는 밝고 순진하고 직설적인 눈빛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첫사랑’과 인연이 깊다. 청주외국어고 3년 때이던 2000년 6월 처음 출연한 단막극(KBS 드라마시티)의 제목도 ‘첫사랑’이었다. 교장의 아들인 나이 많은 ‘오빠’를 짝사랑하는 역할이었다.
“실제로 나이 차이는 사랑과 상관없어요. 그래서 어머니도 저를 많이 걱정해요. 감정 끌리는 대로 대담하게 움직이니까.”
조안은 “‘처음 손을 잡았으니 결혼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 ‘처음 사랑’도 고3때 해봤고 그야말로 열병을 앓았던 ‘첫사랑’도 해봤다”며 “두 번 다 버림받았다”고 말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1학년 휴학 중인 그의 경력은 몇 편의 TV 단막극 출연과 영화 ‘소름’ ‘여고괴담3’에서의 조연이 전부.
“저를 빼고 신성우나 김지수씨나 캐스팅이 완벽해요. 모두 ‘보증수표’죠. 저만 ‘복권’인 것 같아요. 될지 안 될지 아무도 모르는….”
그는 15세 연상인 신성우에 대해 “‘테리우스’ 이미지가 강해 차갑게 느껴졌는데 실제로는 털털하고 잘 챙겨주고 멋있고 잘생겼다”고 말했다. 사랑의 라이벌로 나오는 김지수에 대해서는 “예쁘면서도 우는 연기할 때 ‘하아 하아’ 숨소리가 나 너무 촉촉해 보인다”며 부러워했다.상대역인 신성우는 “과거의 사랑은 기억이고 고향일 뿐”이라며 “연기 중 예전의 기억에 빠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