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씨름은 발 기술이 대단합니다. 이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씨름 격인 루차카나리아 선수로 한국 씨름을 배우기 위해 5일 내한해 신창건설씨름단에서 훈련 중인 후안 에스피노 디에파(23·사진). 그는 “미국에서는 레슬링을, 스코틀랜드와 태국에서는 현지의 민속무술을 섭렵했지만 씨름만큼 루차카나리아와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디에파는 경기 과천시의 숙소에서 신창건설 선수들과 같이 먹고 자면서 하루 5시간의 강훈련을 받고 있다. 새벽 6시반에 기상해 조깅을 하고 오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 오후에는 샅바를 차고 한국선수들과 실전 연습을 한다. 그는 “훈련량이 많아 힘이 들지만 룸메이트인 황규철을 비롯해 동료선수들이 잘 대해줘 하루하루 새로운 씨름 기술을 익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루차카나리아는 1∼3부리그에 총 64개팀이 있으며 2만여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는 인기 스포츠. 디에파는 1∼3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는 선수 등급에서 2등급에 속해 있고 연봉은 약 1500만페세타(약 1억원). 신창건설 이준희 감독(46)은 “1m95, 140kg의 당당한 체격에 팔이 긴 디에파는 연습 때 100kg 이하의 선수는 가볍게 넘긴다”고 평가했다. 디에파는 한국씨름 뿐 아니라 한국도 좋아해 여자친구도 한국계 2세인 김희정양(22)이라고. 그는 “루차카나리아는 손기술 위주인데 한국 씨름의 발기술까지 익혔으니 1급 진입의 자신감이 생겼다. 루차카나리아 최고의 선수가 된 뒤 한국 씨름과의 교류에도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