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는 항상 중립적인 관점에서 수사를 해야 해. 그래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형)
“항상 마음속에 새겨 놓고 있습니다.”(동생)
인천 연수경찰서 수사과에 함께 근무하는 강력1반장 류제국 경위(39)와 형사3반 류제정 경장(28) 형제가 늘 나누는 대화 내용이다.
4남2녀 중 장남과 3남인 이들은 인천경찰청 수사2계에서 일하는 차남 류제헌 경장(34)과 함께 인천에서 ‘3형제 경찰관’으로 통한다.
3형제가 경찰관이 된 데에는 부친 류경선씨(66)의 영향이 컸다. 젊은 시절 경찰관이 꿈이었던 부친은 집안 사정으로 희망을 접어야 했다.
고향인 충북 단양군 대광면에 거주하고 있는 부친 류씨는 바쁜 농사일에도 집 근처 파출소를 찾아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는 등 경찰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부친의 마음을 이해하듯 제국씨와 제정씨는 경찰서 같은 과에 근무하면서 유괴, 성폭력, 특수절도 등 주요 사건이 생기면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17년간 형사로 근무 중인 제국씨는 동생이 형사를 자원했을 때 ‘기쁨 반(半) 우려 반(半)’이었다. 일반적으로 경찰관들이 기피하는 형사계에서 일 하겠다는 동생이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형사 생활을 해 본 경험자로서 걱정되기도 했다.
“희생과 사명감 없이 형사계에 몸담았다가 후회하는 후배들을 보아온 터라 솔직히 걱정이 많았지요.”
두 사람은 1년여간 같은 과에 함께 근무하면서 호흡을 맞췄고 최근 초등학생 유괴사건 수사본부에서 단짝 호흡을 과시했다.
장남인 제국씨는 수석반장을 맡아 수사를 지휘했고 제정씨는 유괴범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순경에서 경장으로 특진했다.
제정씨는 “평소 큰 형에게서 탐문수사를 제대로 하려면 끈기가 가장 중요하고 사소한 일이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차남 제헌씨도 10년간 일선 경찰서 형사계와 수사2계에서 근무했다. 최근에는 20여명이 연루된 보험사기단을 검거한 데 이어 병역법 위반 사건을 해결하는 등 뛰어난 수사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꼼꼼한 일 처리로 동료들의 신망이 두텁다”며 동생들을 치켜세우는 형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사건 실마리를 풀어가는 형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하는 동생들의 모습에서 경찰 3형제의 우애가 물씬 풍겼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