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그래픽 어페어. 동아일보 자료사진
인간의 성적 욕망을 다룬 거장들의 작품들이 한 자리에서 상영된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씨네큐브는 25∼31일 ‘영화로 꿈꾸는 에로틱 판타지’ 영화제를 마련한다. 영화사 백두대간이 마련한 이 행사에서는 국제 영화제 수상 경력을 가진 에로틱 영화 9편이 상영된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대표작 ‘감각의 제국’은 국군주의가 극성을 부렸던 1930년대 일본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채 채워지지 않은 성적 욕망에만 집착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1976년 영화제작 당시 44세였던 오시마 감독은 일본에서 금지됐던 ‘포르노’ 스타일의 영화를 프랑스 자본으로 제작해 일본으로 역수입하는 방법으로 일본 사회에 도전했다. 성적 표현의 수위가 워낙 높아 개봉 국가마다 논란을 빚었다.
‘이투마마’는 2001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작품. ‘위대한 유산’을 만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이투마마’는 성욕을 발산할 대상을 찾아 기웃거리는 17세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불온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지만 끈적거리지 않는다. 성장 영화의 스타일을 빌려 멕시코의 사회 현실에 대한 조롱도 곁들였다.
욕망의 모호한 대상. 동아일보 자료사진
루이스 브뉘엘 감독의 마지막 영화인 ‘욕망의 모호한 대상’은 콘치타라는 젊은 여성과 그녀를 끊임없이 갈망하는 중년 남자 마티유의 줄다리기를 다뤘다. 재미있는 것은 콘치타 역을 한 여배우가 2명이라는 것. 2인 1역을 한 것으로 욕망의 대상이 모호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밖에 ‘라이브 플래쉬’(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로리타’(에드리안 라인) ‘아름다운 시절’(페르난도 트루에바) ‘포르노그래픽 어페어’(프레드릭 폰테인) ‘책 읽어주는 여자’(미셸 드빌) ‘베터 댄 섹스’(조나단 테플리츠키)가 상영작이다. 02-2002-7770 www.cinecube.net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