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현금을 쓰고 영수증을 받으면 연말정산에서 사용액의 3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전망이다.
21일 재정경제부와 국세청,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금영수증카드’ 제도 시행방안을 다음달까지 마련, 9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률안을 제출키로 했다.
정부는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존 신용카드와 단말기, 부가통신망 등을 활용키로 신용카드업계와 의견을 모았으며 전문가들의 검토결과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경부는 당초 이 제도를 2005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신용카드로 현금영수증카드 대용(代用)=현금영수증카드란 소비자가 병원 법률사무소 음식점 등에서 현금으로 계산을 치른 뒤 단말기를 통해 신분을 확인하고 사용명세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카드.
카드를 업소에 설치된 단말기에 읽히면 거래명세가 국세청에 실시간으로 통보된다. 소비자는 영수증을 발급받아 나중에 연말정산을 할 때 소득공제를 받는다.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별도의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고, 업소는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신용카드 기반시설(인프라)을 그대로 활용하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고 시행할 수 있다. 즉 소비자들은 이미 갖고 있는 신용카드를 현금영수증카드로 사용할 수 있고 업소는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 ‘칩’을 추가하는 등 일부 보완하면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소비자 혜택과 파급효과=정부는 현금영수증카드에 대해 신용카드보다 더 많은 혜택을 줌으로써 가급적 빨리 확산시킬 계획이다.
현재 신용카드에 대해서는 총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의 20%를 소득공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현금영수증카드에 대해서는 총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의 30%를 소득공제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국세청이 시행하고 있는 신용카드영수증 복권제도에 현금영수증을 추가하고 당첨률을 신용카드의 2배로 높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소득공제와 복권당첨제도로 인해 신용카드 사용이 급속하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현금영수증카드도 빠른 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정부가 현금영수증카드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아직도 일부 고소득전문직이나 자영업자들이 현금으로 받은 수입을 탈루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현재 민간부문의 현금거래 규모는 연간 신용카드 신용판매액과 비슷한 250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