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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03]용인 서울자동차경매장…“한국 중고차 최고”

입력 | 2003-07-21 17:47:00

국내 최대의 중고자동차 경매장인 서울자동차경매장에서 한 중동 바이어가 이라크 수출용 중고차 경매에 들어가기에 앞서 중고차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자동차경매장


“코레안 시아라, 쿠우에스!”

16일 국내 최대 중고자동차 경매장인 경기 용인시의 서울자동차경매장(www.saa.co.kr). 국내 중고차 판매상들 사이에 섞여 자동차 경매에 열중하고 있던 요르단 국적의 아부사마다니 와일(25)은 한국차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 차, 최고예요!’라는 뜻이다.

▽‘이라크 특수’ 맞은 국내 중고차 시장=이날 물건으로 나온 중고차는 모두 400대. 경매가 시작되자 요르단 최대 바이어가 자동차 구매요원으로 파견한 와일씨는 능숙한 솜씨로 경매에 참여했다. 그는 30초 사이에 한 대꼴로 낙찰되는 경매장에서 미리 점찍어 두었던 차량이 나오면 연방 버튼을 눌렀다.

이날 그가 낙찰 받은 중고차는 대우자동차의 프린스 및 누비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 등 모두 28대.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1000여대를 샀는데 오늘은 차가 적게 나와 조금만 샀다”며 “중고차 최종 목적지는 99%가 이라크”라고 말했다.

경매장에는 와일씨 외에도 5명의 중동 지역 경매인들이 참여했는데 최근 중고차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이들이 사들인 중고차는 전체 낙찰 차량의 30%에 이른다는 게 경매장측의 설명.

▽대우차는 이라크 국민차?=20만원 안팎이었던 95년식 프린스의 중고차 가격은 최근 100만원대로 5배로 폭등했다. 이라크 특수(特需) 덕분이다.

이라크의 경우 자동차가 군사목적으로 활용될 것을 우려해 수출이 제한됐으나 전쟁이 끝난 뒤 이 같은 규제가 풀리고 아직까지 자동차에 대한 무관세 정책이 계속되면서 국내 중고차의 대(對) 이라크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프린스는 후륜구동이어서 사막지역 주행에 유리하고 에어컨 성능이 뛰어나 이라크에서 베스트셀러 카로 꼽힌다는 것. 중동지역은 대우자동차가 오래전부터 진출한 지역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 대우 중고차는 없어서 못 파는 형편이다.

종전 이후 이라크에 수입되고 있는 차량의 80% 이상은 한국 중고차인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중고차는 비쌀 뿐 아니라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 현지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것.

서울자동차경매장에 따르면 5월 국내 중고차 전체 수출대수는 1만5878대. 이전까지 매달 7500대 안팎이 수출된 것과 비교하면 갑절 이상으로 급증했다. 서울자동차경매 정낙초 사장은 “6월 수출실적은 5월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화 한통에 중고차 판매 끝=한편 서울자동차경매는 중고차를 팔려는 고객들에게 전화 한통이면 운반에서 판매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원칙이 적용되는 경매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므로 적어도 실제가치보다 낮게 팔리는 피해는 막을 수 있다는 게 서울자동차경매측의 설명.

서울자동차경매는 낙찰가격을 높이기 위해 도색과 수리 등을 해주는 ‘상품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렇게 상품화 과정을 거치면 중고차 가격이 대개 수리비보다 두 배 이상 높게 오른다고 한다.

용인=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