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고" 감독의 거침없는 큐사인이 떨어지면 악당 역을 맡은 액션 배우가 등장한다.
다시 한번 큐사인에 '엑스맨'의 울버린 역을 맡은 배우가 등장한다. 이어서 감독의 "액션" 사인.
두 배우가 철창을 박차고 들어와 격투를 시작한다. 레일 위에는 카메라가 돌아가고 관객들이 있는 쪽에는 크레인의 일종인 지미 집이 돌아간다. 철창을 타고 나는 액션배우. 어느새 들리는 "컷". 모든 상황이 종료된다.
모두들 5분 동안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기다린다. 안내방송과 함께 2대의 PDP와 멀티비전을 통해 방금 전에 촬영한 화면들이 편집되어 보인다.
'2003 MOVIE SHOW IN BUSAN' 화보
영상 효과와 사운드가 덧붙여진 화면은 더욱 실감나게 보이고, 간간이 관객들의 모습도 화면에 잡힌다.
"어머, 나잖아" "우아! 진짜로 보이네" 상영이 끝나면 박수소리와 함께 다른 전시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이렇듯 영화를 스크린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만지며 직접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국내 최대의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 BEXCO에 '2003 무비쇼(www.2003movieshow.com)'가 열리고 있는 것. 이 무비쇼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테마파크형 전시회다.
엔터테인먼트관의 무비쇼 장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장면이다.
'2003 무비쇼'는 엔터테인먼트관, 백투더키즈존, 캐릭터쇼, 촬영현장관, 영화체험관, 영화속 자동차관과 같은 테마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엔터테인먼트관'은 무비쇼를 볼 수 있다. '물랑루즈' '시카고' '사운드 오브 뮤직' 등 뮤지컬 영화 장면들을 재현해 보여준다.
'백투더키즈존'에서는 '스머프' '스파이더맨' '헐크'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캐릭터쇼'는 '백투더키즈존'의 캐릭터들이 총 출동하여 무대에서 쇼를 연출한다.
'촬영현장관'은 앞에서 설명한 '엑스맨' 촬영현장 체험관이며, '영화체험관'에서는 '엔트랩먼트'의 한 장면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영화 '엑스맨' 촬영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촬영현장관'
'영화속 자동차관'에서는 '젠틀맨리그' '미녀삼총사2' '캣치 미 이프 유 캔'에 등장했던 자동차를 직접 볼 수 있다.
가족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마련된 이번 '2003 무비쇼'는 내달 3일까지 계속된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8시까지, 휴일은 오후 10시까지.
행사 기간동안 다양한 축하공연과 함께 '최고의 쇼 모델 찾기' '레고 해리포터와 닮은 아이를 찾아라!'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번 무비쇼는 캐릭터 전시나 쇼가 할리우드 영화에 편중되고, 처음 시도하는 형식이어서 진행상의 미숙함이 보였다. 또한 테마파크형 전시회라고 하기에는 즐길 거리나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주최측은 "향후 국내 캐릭터나 영화에 대한 정보를 더욱 보강해 보다 볼거리가 풍성한 무비쇼를 만들어 나갈 생각" 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무비쇼는 격년으로 열릴 예정이다.
김경숙 동아닷컴 기자 vlff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