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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터키 피자…서울에서 만난 ‘제3의 맛’

입력 | 2003-07-24 16:40:00

젠시의 '왕새우 볶음', 싱가포르 요리


해외여행에는 보는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다. 먹는 즐거움도 크다.

색다른 조리법으로 만들어져 빛깔과 모양이 다른 음식에서 기대 이상의 맛을 발견하는 순간의 즐거움과 흥분이란….

올여름 해외여행 계획이 없다면 도심에서 세계 각국의 전통 음식을 맛보는 ‘식도락 해외여행’은 어떨까. 쿠바 터키 인도네시아 등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제3세계 전통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시 소재 식당들을 찾아봤다.

◆이태원

○메르하바(터키)=요리사가 숯불 화로인 ‘오작’에서 고기를 굽는 모습을 지켜보며 주문할 수 있어 좋다. 오작의 길이는 요리사의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 주방장 핫산은 본국에서 10m짜리 오작을 다루던 일급 요리사다. 대표 음식은 케밥과 터키식 피자. 다진 고기에 후추, 소금 등으로 간을 해 구워내는 ‘아다나 케밥’을 비롯해 10여 가지의 케밥을 맛볼 수 있다. 양고기로 만든 ‘터키 피자’, 야채로만 만든 ‘발칸치즈 피자’도 인기 메뉴. 케밥 2만∼3만원대, 피자 7000∼1만5000원. 순천향대 부속 병원 인근. 02-794-3182

▼발리의 '나시고렝', 인도네시아
▼메르하바의 '양념쉬쉬 케밥', 터키 요리
▼쿠반 퀴진의 '해산물 카세롤', 쿠바 요리

○우스마니아(파키스탄)=양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많으며 다양한 향의 커리를 곁들인다. 파키스탄식 커리는 인도식 커리에 비해 향이 좀 약한 편. 꼬치구이에 매콤한 소스를 얹어 먹는 파키스탄식 케밥도 있다. 홍차와 우유를 섞어 끓이는 ‘마살라 티’와 요구르트를 이용한 ‘라시’ 같은 전통 음료도 좋다. 요리 1만2000∼1만5000원선. 해밀턴호텔 옆 KFC 골목. 02-798-7155

○발리(인도네시아)=발리섬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와 전통 음악에서 한가로운 열대 분위기가 느껴진다. 인도네시아 음식은 기름진 중국 음식과 자극적인 태국 음식의 중간쯤. 한국사람들이 즐겨 먹는 요리는 매콤한 왕새우 요리인 ‘우당 라자 파당’과 볶은 쌀국수 ‘비훈 고렝’ 등. 전통 꼬치요리 ‘사테’는 술안주로 좋다. 요리 1만∼2만원대. 해밀턴호텔 옆 KFC 골목. 02-749-5271

스페인 요리 전문점 '라 에스끼나'. '애저구이'를 맛보려면 하루 전에 주문해야 한다.

○판초스(멕시코)=멕시코 출신 주방장에게서 전수한 조리법으로 정통 멕시코 요리를 만드는 곳. 고기와 야채를 토틸라에 싸서 먹는 ‘화히타’, 토틸라 속에 고기와 생야채, 사우어 크림 치즈를 넣어 먹는 ‘타코’ 등이 인기다. 테킬라로 만든 칵테일 ‘마가리타’의 종류가 다양하다. 이태원파출소 옆. 1만∼ 2만원선. 02-792-4767

○알리바바(이집트)=하얀 회벽 스타일로 꾸며놓아 이집트의 소박한 가정집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집트 콩을 갈아 각종 양념을 한 ‘허머스’, 고기와 야채를 다져 고기완자처럼 만든 ‘팔라텔’ 등을 판다. 커피콩에 여러 가지 향을 가미한 ‘이집트 커피’와 민트향의 ‘이집트 티’도 맛볼 수 있다. 요리 1만∼2만원대. 이태원소방서 건너편. 02-790-7754

◆강남

○젠시(싱가포르)=싱가포르 호킨 지방의 음식을 전문으로 한다. 중국 광둥 지방 화교들이 이주해 와 광둥 음식에 열대 향료를 더해 만든 게 이 지방 음식. 싱가포르인 주방장이 권하는 요리는 ‘매콤 달콤 소스의 게요리’(5만5000원)와 ‘왕새우 볶음’. 기름에 볶았지만 기름기가 많지 않아 담백한 맛을 내는 국수 종류도 인기 메뉴.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뒤편. 조용한 골목길에 있어 저녁 때는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기 좋다. 게요리를 제외하면 1만∼2만원대. 02-557-7929

○쿠반 퀴진(쿠바)=쿠바 출신 요리사를 초빙해 문을 연 정통 쿠바 레스토랑. 양파, 오일에 여러 가지 향신료를 섞어 만든 소스를 곁들이는 ‘쿠바식 쇠고기 스테이크’, 새우, 홍합 등 다양한 해산물을 넣어 조리한 스튜 요리 ‘해산물 카세롤’ 등이 한국인 입맛에 맞다고. 연유와 파인애플을 캐러멜 몰드에 넣어 만든 ‘플란’은 쿠바 전통추천 디저트. 요리 1만5000∼2만8000원선. 청담동 m.net 건물 뒤편. 02-3444-2529

○라 에스끼나(스페인)=대표적인 스페인 음식 ‘애저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 태어난 지 한 달가량 된 새끼돼지를 오븐에서 오랫동안 구워내는 요리다.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하루 전에 주문해야 한다. 4인분 기준으로 25만원. 해산물 철판 볶음밥인 ‘파에야’는 오징어, 바닷가재, 달팽이 등을 주재료로 한다. 1만8000∼3만원. 차가운 수프 ‘가스파초’도 맛볼 수 있다. 학동사거리에서 강남구청 방면으로 향하다가 오른쪽 첫번째 골목. 02-3446-2525

○시로코(모로코)=실내 인테리어부터 술잔에 이르기까지 모로코 스타일로 꾸며놓은 곳. 좁쌀과 비슷한 곡식을 곱게 갈아 증기로 찐 후 양고기나 닭고기를 얹어 토마토소스와 함께 버무려 먹는 ‘쿠스쿠스’가 대표적. 만두피 같은 밀가루 전병에 구운 닭고기를 싸서 기름에 튀겨 먹는 ‘필로 페스트리’, 따뜻한 해산물 샐러드인 ‘카사블랑카 해물 샐러드’ 등도 있다. 4만∼6만5000원선.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 본관. 02-450-4567

글=금동근기자 gold@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